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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시대별로 더듬어보는 ‘금서의 역사’

등록 2007-06-29 18:59

2일부터 서울대 도서관서 국내외 금서 120권 전시
“논과 밭이 얼어붙은 겨울 한때를/ 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은/ 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1975년 ‘민청학련 관련자 석방을 위한 구국기도회’에서 처음 낭독된 양성우 시인의 ‘겨울공화국’. 당시 유신정권은 작가를 교직에서 파면하고, 77년 출판된 시집 <겨울공화국>에도 판매금지 조처를 내렸다. <겨울공화국>은 83년 다시 출판되려다 5공화국 정부에 의해 또 한번 판매가 금지됐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다음달 2일부터 한달 동안 ‘금서의 역사’를 주제로 도서관 4층 중앙복도에서 도서 전시회를 연다. <겨울공화국>과 같은 ‘금서’의 문화사를 살펴보고자 마련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시대별로 나눈 국내 금서 60권과 금서가 된 이유를 기준으로 나눈 국외 금서 60권이 전시된다.

유신시대 금서에는 제주 4·3 사건의 참혹성과 상처를 처음으로 폭로했던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 현장 노동자의 수기인 유동우의 <어느 돌멩이의 외침> 등 7권이 선정됐다. 5공화국 시대 금서 목록에는 서울대 한국현대사연구회가 펴낸 <해방정국과 민족통일전선> 등 무려 35권이 올랐다. 아직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의 단골 메뉴 중 하나인 <철학에세이>는 6공화국 금서의 대표 격. 현재의 금서로는 파격적인 성 묘사로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던 마광수 연세대 교수의 <즐거운 사라>와 소설가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가 선정됐다.

국외 도서 중에는 종교적 금서로 <코란>, <탈무드>, <올리버 트위스트> 등과 정치적 금서로 조지 오웰의 <1984>,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등이 꼽혔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등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됐던 도서 목록에 올랐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중앙도서관 홍순영 연구지원실장은 “출판과 유통은 자유로워졌어도 사람들의 이념과 감성에서 완전한 의미로는 해금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책들도 있다”며 “이번 전시회는 그런 부분들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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