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사장 사표 수리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제회의를 주최하고 있던 신현택 예술의전당 사장의 사표를 수리해 국제 행사 도중 주최 기관장이 물러나는 드문 일이 벌어졌다.
신 전 사장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16일 문화부로부터 ‘사표를 수리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신 전 사장이 통보를 받은 날은 공교롭게도 예술의전당 개관 20돌을 기념해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2008 아시아태평양 아트센터연합회(AAPPAC) 서울총회’가 열리던 중이었다. 이 행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술기관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우리나라와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10개국 27개 기관에서 6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신 전 사장은 17일 마지막날까지 행사를 주관하긴 했지만, 이틀 동안은 사실상 ‘무자격’으로 국제행사를 진행한 셈이 됐다.
신 전 사장은 간담회에서 “국제회의 도중에 호스트(주관 기관장)의 사표를 수리해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표를 제출했지만 언제 수리될지는 몰랐다”며 “개인적으로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재 사건 직후 사표를 내고 싶었지만, 복구에 대한 책임감으로 버텼다”고 덧붙였다. 신 전 사장은 또 “아직 화재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화재 때문에 사표를 내라는 것은 억울하고 수긍하기 힘들다”고 문화부의 사퇴 압박을 비판했다.
신 전 사장은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참여정부 시절에 임명된 산하 기관장들의 사퇴를 요구하자 지난달 17일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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