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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쇼’ 하는 음악이 뜬다

등록 2008-05-22 19:16

왼쪽부터 ‘1박2일’ ‘우리 결혼했어요’ ‘무한도전’ 의 한장면
왼쪽부터 ‘1박2일’ ‘우리 결혼했어요’ ‘무한도전’ 의 한장면
‘무한도전’ 등 리얼리티쇼 삽입곡 인기
드라마·광고에서 마케팅 지각변동
상업적 시각으로 방송 역효과 우려도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버스 안에서 흥얼거린 노래 제목이 뭐에요?”

“크라운제이가 서인영에게 불러준 노래가 뭐죠?”

텔레비전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이 끝나면 인터넷에 순식간에 음악에 대한 질문들이 뜬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시청자들이 관련 정보를 수소문하는 것이다. 음악이 인기검색어로 떠오르면, 음원사이트에서 다운로드 횟수가 증가하면서 순위권에 진입한다.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에 나온 음악들이 요즘 가요계에 새로운 틈새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악 순위 상위권 곡들 중 상당수가 리얼리티쇼에 나온 음악이다. 음악사이트 ‘도시락’의 5월 셋째주 주간차트를 보면 상위 20위권 가운데 7곡이 쇼 프로에 나온 음악이었다. 과거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은 음악이라면 당연히 드라마 삽입곡이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예전에 방송을 이용한 음반 홍보는 가수가 인기 쇼에 일회성 게스트로 출연해 새 노래를 한 소절 정도 부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방송의 인기 판도가 리얼리티쇼로 옮아가면서, 이제는 출연자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게 됐다. 또한 쇼의 즉흥적인 특성상 출연자들이 노래를 변형해 가며 더욱 인기를 얻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리얼리티쇼를 위한 가요가 따로 만들어져 디지털로 출시됐다. 최근 문화방송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 코너인 ‘결혼했어요’ 에 출연한 알렉스는 지난 6일 방송에서 부른 노래를 모아 <결혼했어요 디지털 싱글 OST>을 냈다. 알렉스가 부른 ‘화분’은 한 디지털 음원사이트 순위에서 역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엠시몽의 ‘서커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크라운제이도 프로그램에서 서인영을 위해 직접 작곡한 노래를 불러 주목받았다. 이효리는 자신이 출연하는 리얼리티쇼인 케이블채널 엠넷의 <오프더레코드 효리>에서 정재형의 신곡을 다시 부른 뒤 이를 <오프더레코드 OST>로 냈다.

리얼리티쇼 가요들은 기존 발표곡을 재가공해 다시 인기를 얻기도 한다. “앗 뱀이다~”로 시작하는 <기상송>은 한국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의 ‘1박2일’에서 출연진들의 육성을 더한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나와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원래 버전도 다시 디지털 싱글로 재발매되기도 했다.

방송 출연과 함께 음반을 내고, 배경음악으로 활용하는 것은 가장 전형적인 경우다. 이승기는 <남자가 사랑할 때> 리메이크 앨범 속 노래들을 ‘1박2일’ 배경음악으로 삽입해 함께 인기를 끌었다.

이런 흐름은 인기 쇼프로인 문화방송 <무한도전>에서 시작됐다. 출연자들이 방송 중에 만들어 발표한 노래가 정식 인기순위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최민우 웹진 웨이브 편집장은 “음악 마케팅의 핵심이 처음 드라마, 그 다음 광고음악에서 이제는 리얼리티쇼로 넘어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음반시장이 디지털 음원 위주로 바뀌면서 곡 하나로 수익을 올리기 쉬워진 것도 이런 흐름을 부추겼다.

또 즉흥적인 리얼리티쇼의 특성상 가수들이 음악을 ‘노출’하기가 전보다 쉬워지고, 쇼의 다양한 상황에 맞는 다양한 음악이 필요해진 것도 한몫을 했다. 실생활을 여과없이 보여주다 보니, “(출연한 가수들이) 흥얼거리다 보면 그게 다 노래가 되는 현상”(이명환 ‘1박2일’ 피디)이 발생한 것도 쇼 프로에서 인기곡들이 탄생하는 원인 중 하나다.

음악계는 이런 흐름을 침체된 음반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비치는 측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리얼리티쇼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며 출연 가수들의 싱글 발매를 꺼리는 방송사가 소속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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