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조성진 예술감독 “소극장 오페라 진수 보여줄 터”

등록 2008-06-10 18:21수정 2008-06-10 18:45

조성진(61·사진)
조성진(61·사진)
‘피렌체의 비극’ 국내초연 조성진 예술감독
작곡가 쳄린스키 대표작
21~25일 성남아트센터

“소극장 오페라를 오페라 대중화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소극장 오페라에 대한 편견입니다. 소극장 오페라는 다양한 오페라를 하자는 취지에서 바라봐야죠.”

오는 21일 알렉산더 쳄린스키의 소극장 오페라 <피렌체의 비극>을 국내 초연하는 조성진(61·사진) 성남아트센터 예술감독은 “작은 규모의 뮤지컬이 있고 큰 극장이 필요한 뮤지컬이 있듯이, 오페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우리 오페라계에서 소극장 오페라 바람은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를 통해 10여년 전부터 불었다. 그러면서 소극장 오페라는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한 좋은 대안으로 꼽혔다. 청중들이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오페라 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다, 비교적 관람료가 저렴하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 등 소극장을 위해 만들어진 오페라는 오케스트라 없이 피아노 한 대만으로 공연된다.

그러나 기존의 소극장 오페라는 우리에게 익숙했던 그랜드 오페라를 소극장 무대에 맞게 배역을 줄이고 악기를 재편성해 올린 것이 많았다. 아예 처음부터 소극장 무대를 고려해 만들어진 작품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저예산 오페라를 만들고자 소극장화한다면, 오히려 오페라 대중화를 저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오페라는 대중이 접근할 수 없는 ‘고급예술’이고, 작은 극장으로 옮기면 대중예술이 되는 것처럼 여기는 오해는 버려야죠.”

오페라는 원래부터 대중예술이라고 말하는 그는 연극 연출을 공부하러 1970년대 초반 독일로 유학을 갔다가 오페라에 빠져들어 전공까지 바꿨다. 유학 시절 한번 탈 전차 삯을 아끼면 입석에서 오페라를 볼 수 있었다. “3년을 드나들다 보니 늘 만나 인사하게 된 사람들도 생겼지요. 그중 한 명이 군밤을 파는 할아버지셨는데, 늘 ‘젊을 때 보던 공연만 못하다’고 말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가난한 학생도, 길에서 군밤을 파는 할아버지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극장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은 그때부터 피어났다.


조 감독은 96년 예술의전당 예술감독으로 있으면서 자체 제작한 오페라 첫 작품인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소극장인 토월극장 무대에 올렸고, 2000년 세종문화회관 예술감독으로 재직 당시 도메니코 치마로사의 <아빠, 나 몰레 결혼했어요>를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피렌체의 비극>은 20세기 오스트리아 작곡가 알렉산더 쳄린스키의 대표작으로, 원작자인 오스카 와일드의 재기 넘치는 대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극장 오페라는 특히 2차대전 이후 가난한 시절에 많이 작곡됐어요. 21세기에 19세기 오페라만 계속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외국에선 오페라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한국은 받아들일 틈이 없는 게 안타까워요.”

글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성남아트센터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