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60·사진)
박범훈 중앙대총장 강연집 출간
“요즘 인터넷에서 ‘댓글 추임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선플’을 달자는 것인데, 경제도 어렵고 ‘묻지마 살인’까지, 사람들 마음이 각박해질수록 우리 사회에 맺힌 것을 풀어주는 추임새가 필요합니다.”
최근 강연집 <추임새>를 펴낸 박범훈(60·사진) 중앙대 총장은 23일 “판소리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얼씨구’ ‘좋다’고 치켜세워주는 것이 추임새이듯, 일상에서도 주변 사람들을 칭찬하고 돕는 ‘추임새 운동’을 하자”고 말했다. 박 총장은 지난 2007년 민병철 교수가 설립한 ‘추임새 운동본부’의 고문이자, ‘추임새 운동’이란 말을 탄생시킨 당사자이다. 어느날 목욕탕에서 만난 민 교수가 “‘발목잡지 않기 운동’ ‘남 씹지 않기 운동’을 할 생각이다”고 말을 꺼내자, 국악인인 박 총장이 “추임새 운동은 어떠냐”고 화답하면서 만든 단체다.
“칭찬보다 비난이 앞서는 성장 위주의 경쟁 사회에서 사람들이 맺힌 것이 많습니다. 이럴수록 칭찬하는 추임새뿐 아니라, 답답하고 맺힌 것을 풀어주는 추임새가 중요합니다. 우리 장단은 기경결해(起景結解)라고 해서, 전개가 끝나면 반드시 풀며 쉬어주게 돼 있습니다. 숨쉬지 않고 어떻게 계속해서 노래를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는 “칭찬받고 여유롭게 다독여지며 자란 아이들이 긍정적인 것처럼, 추임새 운동은 사회적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높은 자리의 추임새가 더 어렵더라”고 했다. “요즘 사이버 모욕죄 신설 논란이 떠들썩한데, 그보다는 댓글 추임새 운동이 옳습니다. 불가에서는 법을 중생심, 즉 중생들의 마음이 모인 것이라고 합니다. 법의 근본은 마음이니, 마음부터 잡아야지요.”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중앙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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