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홍(82·사진)
박선홍씨, 32년 전 펴낸 ‘무등산’ 7번째 증보판 발간
팔순 광주 토박이의 식을 줄 모르는 무등산 사랑이 화제다.
무등산공유화운동재단 박선홍(82·사진) 이사장은 최근 이 산의 유래·전설·경관을 정리한 안내서 <무등산>(다지리 출판) 일곱번째 증보판을 냈다. 이 책은 그가 50살이던 1976년 5월1일 전남매일출판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초판이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다시 기록과 자료에 파묻혔다. 77년, 90년, 97년, 98년, 2003년에 증보판을 잇따라 냈다. 해방 전 광주에 살았던 일본인 스가하라 히사가즈는 두 권 짜리 일본어 번역판을 펴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올해 낸 증보판에는 초판 발간 뒤 32년 동안 수집한 사료와 사진들이 담겼다. 산뜻한 표지에 판형을 키워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내용도 정상부에 있는 서석대·입석대의 천연기념물 지정, 소나무 위의 정자인 원효계곡 와송정 사진, 현준호 재각 무송원의 원래 이름인 학선재 확인 등을 추가했다. 또 고금을 망라한 110종의 참고문헌과 지명·인명을 정리한 540항목의 찾아보기도 정리했다. 이렇게 보완을 거듭하다보니 초판에 견줘 면수는 흑백 340쪽에서 컬러 536쪽으로 크게 늘고, 책값은 23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10배가 됐다. 증보판 발간 만으로도 ‘무등산학’의 진전을 엿볼 수 있는 작은 역사가 된 셈이다. 그는 “판을 거듭할수록 무등의 영험한 신성에 혹여 흠집이 되지 않을까 조바심을 지울 수 없었다”며 “산수(傘壽·80살)의 고비를 넘어서야 이제 겨우 무등산이 보인다”고 돌아봤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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