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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여성들 억압하는 가부장제 여전”

등록 2008-11-17 18:34

 살와 바크르(59·사진)
살와 바크르(59·사진)
‘황금 마차는 …’ 이집트 작가 살와 바크르 방한
아랍 여성문학을 대표하는 이집트 작가 살와 바크르(59·사진)가 자신의 소설 <황금 마차는 하늘로 오르지 않는다> 한국어판(김능우 옮김, 아시아 펴냄) 출간과 제1회 한국-아랍 문학포럼 참가를 위해 16일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전주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에 온 데 이어 두 번째다.

<황금 마차…>는 카이로 교외의 여성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 15명과 교도관 1명 등 16명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이집트 여성들의 열악한 현실과 가부장제의 해악을 고발한 작품이다. 영어는 물론 주요 유럽어로 두루 번역되었다.

17일 낮 서울 인사동 찻집에서 기자들과 만난 살와 바크르는 “대학 시절 한 기업의 노동자들을 돕는 일을 하다가 정치범으로 투옥된 적이 있다. 그때 교도소 안에서 만난 여죄수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이 소설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소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던 의붓아버지가 배신하자 그를 살해하고 수감된 아지자를 화자로 내세워 <천일야화>와 같은 아랍 민담 형식으로 여성들의 삶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정신분열증이 있는 아지자는 소설 말미에서 황금 날개가 달린 여섯 마리의 백마가 끄는 마차에 여성들을 태워 하늘로 올려 보내는 환상 속에 숨을 거둔다.

하지만, 소설 제목에서 보듯 실제 여성들의 현실은 여전히 엄혹하기만 하다. “여자 죄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을 범죄자로 내몬 가부장제의 억압적이고 차별적인 면모를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가부장제는 여성들을 핍박함은 물론 가족 부양의 책임을 혼자 떠맡아야 하는 남성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제도라고 봅니다.”

지난해 전주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 참가는 그에게 충격이자 기쁨이었다.

“그 전에는 한국 하면 경제와 산업에만 뛰어난 나라로 알고 있었습니다. 카이로에서 제가 타는 자동차도 현대차예요. 그러나 지난해 와서, 한국이 세계와 문학 및 문화를 통해 만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고 감명 받았습니다. 그때 느낀 점을 ‘한국은 현대차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쓰려다가 아직 못 썼어요. 이번에 귀국하면 이집트의 좌파 주간신문에 한국에 대해 긴 분량의 글을 쓸 생각입니다.”

살와 바크르는 18일 한국외국어대에서 ‘이집트 여성의 글쓰기 100년’을 주제로 발표한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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