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명동예술극장 개관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김경호기자
1960~70년대 국내 문화·예술계의 중심으로 ‘명동시대’를 꽃피웠던 옛 명동국립극장이 폐관 34년 만인 5일 명동예술극장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명동예술극장(극장장 구자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명동1가 극장 앞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동일 중구청장, 김장환 명동관광특구협의회 명예회장 등과 연극계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끈 자르기(사진)와 개관 기념식을 열었다.
이어 개관작인 연극 <맹 진사댁 경사>(오영진 작·이병훈 연출) 공연에서는 장민호, 신구, 최은희, 백수련, 서희승, 전무송, 정현씨 등 옛 명동국립극장 배우들과 원로·중견 배우들이 열연을 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맹 진사의 아버지 맹 노인 역을 맡은 최고령 배우 장민호(85·국립극장 원로단원)씨는 “3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섰다. 이 무대에 서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기립박수까지 받으니 감격 그 자체”라며 “후배들이 이 좋은 극장에서 좋은 연극 많이 해서 한국 연극 중흥의 깃발을 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참봉 역을 맡아 코믹연기를 선보인 서희승(57·국립극장 단원)씨는 “72년 옛날 명동국립극장 연기인 양성소 5기로 정상철·윤관용씨 등과 배우생활을 시작한 곳”이라며 “옛날 냄새가 다 배어 있고 극장이라는 느낌에 젖어서 눈물이 나올 것 같더라”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본 이순재(75)씨는 “1956년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이 극장에 섰던 기억이 나서 감회가 새로웠다”며 “명동이 이제 상업적인 거리에서 문화적 거리로 회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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