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후기 학자 명재 윤증(1629~ 1714) 선생
한국전 때 땅에 묻어 ‘화’ 면해
보존과정 사연 많은 1만여점
보존과정 사연 많은 1만여점
조선 중·후기 학자인 명재 윤증(1629~ 1714·사진) 선생의 유물 1만여점이 충남도에 영구기탁됐다. 명재 선생의 종손 윤완식씨는 7일 오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윤증 선생 유물을 전달했다. 유물은 ‘윤증 초상’ 이모본(원그림을 보고 그린 그림) 6점과 <영당기적> 이본을 비롯해 17세기 종학당 운영규정인 학규, 유봉영당 첨배록, 석봉 한호의 편지글 등 8999점으로, 지난 2007년부터 기탁한 유물까지 포함하면 모두 1만643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초상 이모본 5점은 <영당기적> 원본과 함께 보물 1495호로 지정돼 있다.
윤완식씨는 “이번 기탁 유물들은 국사편찬위원회에 기탁했다가 기간이 만료돼 반환받은 것”이라며 “일제강점기에 증조부께서 단성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관리에 전념했고 한국전쟁 때는 땅에 묻어 화를 피하는 등 선대의 정성과 애환이 서려 있는 만큼 유물들이 널리 알려지고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증 선생은 송준길, 송시열 문하에서 정통 유학을 공부했으며 학행이 뛰어나 대사헌·이조판서·우의정에 임명됐으나 끝내 사양해 백의정승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소론을 이끌며 숭명벌청의 북벌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대청실리외교를 주장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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