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림’서 격투기 선수 변신 김범
SBS ‘드림’서 격투기 선수 변신 김범
주목받는 조연으로 존재감 쌓아
“배역 크기보다 인물 개성 중요”
꽃남 소이정보단 남자 이장석?
“보기보다 거칠고 사연도 많아” “엄마, 영화 보고 자도 돼?” “제목이 뭔데?” “<양들의 침묵>!” “그래, 너무 늦게까지는 안 되고….” 늦은밤, <월레스와 그로밋-양털도둑>과 <양들의 침묵>이 헷갈렸는지 어머니는 <양들의 침묵>을 허락했다. 그때 김범의 나이 7살. 꼬마 김범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갓 배운 한글 솜씨로 장래 희망란에 ‘영화감독’이라고 또박또박 써넣었다. 그리고 10년 만에 배우가 됐다. 차세대 한류 스타로 불리지만, 김범은 여느 아이돌 스타와는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 친구네 집에 눌러앉아 있다시피 하며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온갖 철면피 짓을 다 하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하숙범,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에덴의 동쪽>의 어린 동철, 천상천하 절대우월의 외모를 지닌 <꽃보다 남자> 소이정 등 주연보단 늘 주목받는 조연으로서의 존재감이 그가 쌓아올린 지금까지의 성과다. 하숙범은 민호 역에서 탈락한 김범을 아낀 감독과 작가가 즉석에서 만들어낸 배역이다. 어린 동철은 또래의 가수 출신 연기자의 몫으로 돌아갈 뻔한 것을 스스로 살려냈다. 소이정 또한 김범의 도드라진 연기가 극 중반 이후 비중을 더 크게 만들어 놓았다. “배역의 크기보다는 인물의 개성을 본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자신이 맡은 인물을 드라마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도록 만드는 비범한 재주를 보여왔다. 이런 힘은 어디서 왔을까?
“승부다 싶으면 스스로를 괴롭혀서라도 해내고 만다”는 스물한 살 김범, 에스비에스 드라마 <드림>의 격투기 선수 이장석으로 돌아온 그를 지난 2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이틀 밤을 꼬박 샜어요.” 그 말에 앞서는 것이 “운동 부족”이란다. 앞으로 격투기 장면에서는 상체를 드러내야 하니 몸 이야기를 할 법하지만, 정작 그의 관심사는 온통 ‘진짜’ 격투기다. 화면에 보여질 격투기 기본동작들을 설명하며 좌우로 내젓는 손짓은 인터뷰 내내 계속됐다.
SBS ‘드림’서 격투기 선수 변신 김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