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연출자 김진만(오른쪽), 김현철 피디.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MBC 다큐 ‘아마존의 눈물’ 김진만·김현철 피디 인터뷰
‘함께 사는 세상’ 개발과 돈에 흔들리고…
묵묵히 ‘파괴 현장’ 담았지만 답답함 남아
‘함께 사는 세상’ 개발과 돈에 흔들리고…
묵묵히 ‘파괴 현장’ 담았지만 답답함 남아
루저가 없는 세상이 있을까. 이런 세상은 있다. “그들에게는 ‘모두가 산다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거기도 신체적 차이는 있죠. 하지만 덩치가 작다고 루저 취급하지 않아요. 키가 크고 힘센 남자들은 사냥을 나가죠. 힘센 남자는 첫번째 남편이 되기도 하고, 두 자매의 남편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몸이 느리거나 덩치가 작으면 두번째 남편으로 들어가서 무거운 물건을 나르거나 아이들을 이동시키고, 가사를 나눠 맡아요. 모두가 필요한 사람들이죠. 살기 위해서 말이에요.”
경쟁 없는 세상이 있을까. 이런 세상도 있다. “조에부족은 사냥한 뒤에 권력, 서열, 심지어는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나눠 가져가요. 철저하게 필요에 따라서죠. 고기 한덩이를 갖고 다른 구성원의 필요를 따져가며 섬세하게 나누는 모습을 보면, 할 말을 잃죠.” “갈등요? 있긴 하죠. 싸우고 다투는 경우도 있구요.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마을 구성원들이 당사자들을 찾아와요. 그런 다음 동시에 간지럼을 태우는 것이죠. 그렇게 한바탕 웃고 풀죠.”
지난달 30일 문화방송에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의 연출자 김진만·김현철 피디를 만났다. 애초 이 다큐의 프롤로그인 ‘슬픈 열대 속으로’가 올린 시청률 15%의 성공은 거품이 아닐까 걱정했다. 그러나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 온 사람들처럼 그들은 차분하면서도 단단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곳은 지상낙원?
“낙원 같다”는 말에 “한 부족의 경우 개발로 주거지를 잃어 5명밖에 남지 않은 현실 또한 아마존의 엄연한 비극”이라고 답했다. 목재, 금 등 풍부한 천연자원 탓에 이곳에서도 개발논리는 부족민들의 삶을 빼앗고 있다. 목장을 만들기 위해 밀림을 태운다. “아마존의 광활함을 보여주기 위해 헬기가 떴지만 곳곳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어요.”
부족민들 발아래 묻힌 자원의 개발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비접촉 부족의 수는 급격히 줄어간다. 광활한 아마존 유역에 남아 있는 이들은 300여 부족 수천명 정도다. 공동체 보호를 명분으로 비접촉 부족이 맛본 문명의 편리함을 금지할 수도 없는 일이다. 김진만 피디는 “부족들이 총의 편리함과 배의 유용함을 배우면서 총알을, 기름을 얻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또 그 돈을 소유하기 위해서 공동체가 파괴되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봐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한 혼란스러움도 있다”고 말했다. 두 피디는 ‘다름과 옳음’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했다. “<북극의 눈물>처럼 선명하지 않고 뭔가 뿌옇다. 답답하다”고 했다. 이러한 아마존의 천연자원과 비접촉 부족의 생존, 그것은 현재 우리의 위기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답답함에도 두 사람은 경계를 넘어선 경험으로 여전히 들떠 있었다. 비비시(BBC)나 엔에이치케이(NHK)가 수십명의 스태프를 동원하는 것에 비해 5명씩 두 팀 고작 10명이 누빈 아마존. 화려한 화면 대신 그들은 ‘이야기’를 담아 왔다. 김현철 피디는 “우리는 제작 여건 때문에 소규모로 갔지만 숫자가 적으니 오히려 그들의 삶에 밀착될 수 있었다”며 “편집을 하면서 와우라 부족의 야물루라는 소녀의 맑은 눈을 봤다. 10년 뒤 그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다시 가고 싶다는 ‘욕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원은 없다
<아마존…>은 오는 8일 방송되는 1부 ‘마지막 원시의 땅’을 시작으로 에필로그까지 4주동안 금요일 밤 10시55분에 펼쳐진다. 1부는 아마존 자연의 모습과 정글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부족들의 모습을 담는다. 2부 ‘낙원은 없다’에서는 환경과 개발로 피해받는 자연과 동물의 이야기, 전설이 사라져 가는 아마존의 이야기를 담았다. 3부 ‘불타는 아마존’에서는 낙원은 왜 없는 것인지, 없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들여다본다. 생존을 위한 개발이 또다른 생명을 앗아가는 아이러니를 보여줄 계획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에필로그 ‘250일간의 여정.’ 김현철 피디는 “프롤로그·에필로그가 재미있긴 해요. ‘개’고생한 얘기니까요. 하지만 1, 2, 3부에서 재미가 아닌 느낌을 가져 가셨으면 해요. 사냥을 하고 요리하고 소외받지 않고 싸우지 않고 잠드는 게 그들의 전부예요. 자연스럽게 우리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아마존…>의 막바지 편집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지구의 눈물> 시리즈는 미래진행형이다. 북극, 아마존에 이은 <지구의 눈물> 시리즈의 최종편은 남극이다. 김진만 피디는 오는 4월 남극으로 향한다. “우리나라 세종기지가 있는 지역에 펭귄 빌리지가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죠. 남극은 5월이면 추워져서 펭귄들이 떠나거든요. 그전에 남극으로 갑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MBC 다큐 ‘아마존의 눈물’
<아마존…>은 오는 8일 방송되는 1부 ‘마지막 원시의 땅’을 시작으로 에필로그까지 4주동안 금요일 밤 10시55분에 펼쳐진다. 1부는 아마존 자연의 모습과 정글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부족들의 모습을 담는다. 2부 ‘낙원은 없다’에서는 환경과 개발로 피해받는 자연과 동물의 이야기, 전설이 사라져 가는 아마존의 이야기를 담았다. 3부 ‘불타는 아마존’에서는 낙원은 왜 없는 것인지, 없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들여다본다. 생존을 위한 개발이 또다른 생명을 앗아가는 아이러니를 보여줄 계획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에필로그 ‘250일간의 여정.’ 김현철 피디는 “프롤로그·에필로그가 재미있긴 해요. ‘개’고생한 얘기니까요. 하지만 1, 2, 3부에서 재미가 아닌 느낌을 가져 가셨으면 해요. 사냥을 하고 요리하고 소외받지 않고 싸우지 않고 잠드는 게 그들의 전부예요. 자연스럽게 우리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아마존…>의 막바지 편집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지구의 눈물> 시리즈는 미래진행형이다. 북극, 아마존에 이은 <지구의 눈물> 시리즈의 최종편은 남극이다. 김진만 피디는 오는 4월 남극으로 향한다. “우리나라 세종기지가 있는 지역에 펭귄 빌리지가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죠. 남극은 5월이면 추워져서 펭귄들이 떠나거든요. 그전에 남극으로 갑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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