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맨앞) 경기도 교육감이 29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경제학자, 교육혁신을 말하다> 출간을 기념해 열린 ‘대한민국 교육혁신 전략 연구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현효 대구대·남기곤 한밭대·박도영 영산대·전강수 대구가톨릭대·홍장표 부경대 교수.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교육혁신을 말하다’ 출간보고회 연 진보성향 학자 16인
지난 1년간 매달 2회 집중토론
‘시장만능론’ 비판 책으로 펴내
“잘못된 경제학적 교육 고쳐야”
지난 1년간 매달 2회 집중토론
‘시장만능론’ 비판 책으로 펴내
“잘못된 경제학적 교육 고쳐야”
최근 우리 사회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반값 등록금, 서울대 법인화, 초중고 무상급식 등 교육 현안들에 대해 경제학자를 비롯한 진보 성향 학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한 분석서를 내놨다.
전국교수공공부문연구회가 29일 ‘대한민국 교육혁신 전략 연구보고회’를 열어 공개한 <경제학자, 교육혁신을 말하다>(창비 펴냄)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강남훈 한신대 교수 등 국내 대표적인 경제학자들과 진보적 지성 16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2003년 공공부문의 보편적 서비스와 공공성에 대한 연구를 목표로 꾸려진 연구회는 그동안 에너지 정책, 공항산업 등에 대해 연구 활동을 펼쳐왔다. 민선 교육감 선거를 계기로 지난 1년 동안은 교육 문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토론해왔으며, 이번에 그 결과물을 책으로 묶어서 펴낸 것이다. 한 달에 2번 이상 만나서 2시간 넘게 꼬박꼬박 세미나를 이어왔다고 한다.
이 날 집필진을 대표해 인사말을 한 김상곤 교육감은 “‘무한경쟁 속에서 양극화와 특권화로 흐르고 있는 우리 교육 현실을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으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런 상황을 함께 바꾸고 혁신할 수 있는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경영학자로서 연구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김 교육감은 2009년 민선 경기도 교육감으로 당선돼 현장에서 교육혁신을 실현하고자 애쓰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이처럼 교육문제를 연구하고 발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남훈 교수는 “시장만능주의에 빠진 일부 경제이론이 교육에 침투해 우리 사회를 무한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며 “경제학적으로 잘못된 이데올로기들을 교정하고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간을 ‘인적자본’으로, 교육을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로 풀이한 시장만능주의 경제학이 교육의 모든 문제를 비용과 편익의 차원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낳았고, 이것이 최근 우리 교육의 최대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비판적인 경제학자들의 시각은 책의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교육에 대한 경제심리학을 다룬 1부에서 한국 사회에서의 ‘학벌’을 기회비용을 뛰어넘는 수익을 가져다주는 ‘지대’로, 모두가 좋은 학벌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를 ‘죄수의 딜레마’로 풀이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논의가 ‘사회 공공성 강화’라는 전체적인 틀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