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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원폭피해자 ‘반세기’ 소송 기록 3만4000여장 공개

등록 2012-11-14 20:16

국사편찬위, 15일 국제학술회의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강제징용 등으로 현지에 끌려왔던 2만여명의 조선인도 큰 피해를 입었다. 나가사키의 미쓰비시조선소에서 일하다 원폭 피해를 당했던 고 김순길씨는 그해 8월12일 나가사키를 탈출하며 일기에 썼다.

“생명이 계속하면 추억도 새롭게 일어날 불망(不忘, 잊을 수 없는)의 날이며 조선 독립의 기원일이다. 악마 나가사키로부터 귀국의 도(途)는 8월12일 오후 8시.”

그는 1992년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조선소를 상대로 원폭 피해 보상금과 미불임금 반환 소송을 내어 6년 동안 법정 투쟁을 벌이다 98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은 지난 40여년 동안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법정 소송 등 치열한 과거사 투쟁을 벌여왔다. 최근 국사편찬위원회는 그동안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과 과거 이들의 법정 소송을 도왔던 일본인 변호사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소송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3만4000장이 넘는 방대한 양으로, 누리집(www.history.go.kr)에 올려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15일 경기도 과천 국사편찬위 국제회의실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 소송의 역사적 의의와 남겨진 과제’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도 열린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 운동은 대일 과거사 청산 움직임 가운데 일본에서 승소한 드문 사례다. 운동은 1967년 한국원폭피해자협회가 설립되면서 본격화됐다.

손진두씨가 78년 일본에서 받은 판결이 시금석이 됐다. 일본 국내 모든 피폭자에게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폭자원호법’에 의거해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통달 402호’라는 행정명령 탓에 일본 밖에 있는 한국인 피폭자들은 건강관리 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고, 98년에야 곽귀훈씨가 벌인 소송의 결과로 일본을 벗어나더라도 일본 내 피폭자와 동등하게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04년에는 고 최계철씨가 벌인 소송으로 일본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류준범 국사편찬위 편사연구사는 “원폭 피해 보상이 강제징용, 미불임금 등을 포괄해 식민 지배의 전체적 책임을 묻는 것과 연결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 일본의 피폭자원호법으로도 구제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한국 대법원에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이후에도 국민 개인의 손해 배상 청구권은 유효하다’고 판결한 것처럼, 배상청구권의 실현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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