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장 선임 착수 등 정상화 지연
방문진, 논의 미룬채 일부 국외 출장
여당쪽 이사 “사장 직무대행” 의견도
이메일 도청 혐의 김 전사장·임원 조사
방문진, 논의 미룬채 일부 국외 출장
여당쪽 이사 “사장 직무대행” 의견도
이메일 도청 혐의 김 전사장·임원 조사
김재철 전 사장의 해임 뒤 <문화방송>(MBC) 사장 선임 절차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해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 대대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후임 사장을 뽑는 논의를 두 차례나 미뤄둔 채 7일 일부 이사들을 국외로 출장을 보냈다. 이사회에서는 아예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러나 김 전 사장뿐 아니라 안광한 부사장을 비롯해 ‘김재철 체제’의 주요 임원들까지도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조속한 정상화 논의에 대한 요구는 한층 거세어질 전망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직원들의 동의없이 보안프로그램 ‘트로이컷’을 직원들의 컴퓨터에 설치해 개인 전자우편과 인터넷 메신저 내용을 훔쳐본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김 전 사장을 5일 저녁 3시간 가량 조사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주 안광한 부사장,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조규승 경영지원본부장, 임진택 감사, 차재실 정보시스템팀장도 불러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한 이유와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9월 문화방송 노동조합의 고발로 시작된 수사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김 전 사장뿐 아니라 현직에 있는 임원들까지 조사했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전 사장이 해임된 지 열흘이나 지났지만 방문진은 후임 사장을 뽑는 일정과 내용에 대해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4일 연거푸 이사회를 열고도, 후임 사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전혀 진척시키지 못했다. 4일 이사회에서 후임 사장 공모는 ‘이사회 뒤 간담회에서 논의하자’는 김문환 이사장의 제안으로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여당 추천 이사인 김광동·차기환 이사는 김 전 사장의 잔여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인 점을 들어 ‘후임 사장을 뽑는다면 10개월 사장 아니냐, 내년 2월 이후 계속 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데 성급하게 할 필요가 있냐’며 안광한 부사장의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7일 방문진의 김광동·차기환·박천일 이사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국제 영상물 전시회인 ‘밉티브이(MIPTV) 2013’에 참가한다며 6박7일 동안 출장을 떠났다. 이에 따라 방문진 정기 이사회는 18일에야 열리게 된다. 이를 두고 “방문진이 사실상 ‘김재철 체제’를 유지하며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시간을 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사장 직무 대행을 하고 있는 안 부사장을 포함해 현직 임원들이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르는 등 이른바 ‘김재철 체제’의 과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정상화 논의에 대한 요구는 한결 거세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방송 노조 쪽은 “방문진은 후임 사장 선임을 더 늦추지 말고, 하루 빨리 정상화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문화방송은 파업 뒤 엉뚱한 부서로 발령을 받았다가 법원에서 부당 전보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노조원 54명을 5일 본래의 소속 국으로 발령했다.
최원형, 김경욱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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