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들이 9일 오후 사쪽의 편집국 봉쇄 해제에 따라 25일 만에 서울 남대문로2가 한진빌딩에 있는 편집국으로 돌아와 자신들의 자리를 점검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인사갈등 해결·배임 수사가 관건
기자들 제작참여 여전히 불투명
기자들 제작참여 여전히 불투명
드디어 엘리베이터가 15층에 섰다. 그동안 엘리베이터가 아예 버튼도 눌리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만 해 들어갈 방법이 없던 <한국일보> 편집국이 있는 곳이다. 감개무량한 표정의 기자 150여명이 내려 편집국 문 앞에 섰다. 탄성이 나왔다. “앗, 저기 내 자리!”
25일 만이었다. 한국일보는 9일 오후 3시께, 지난달 15일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봉쇄한 서울 남대문로2가 한진빌딩의 편집국을 개방했다. 사쪽의 일방적 인사 발령에 항의하는 대다수 기자들을 편집국 밖으로 내몬 조처를 중단하라는 전날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른 것이다. 편집국을 ‘점령’했던 용역 직원들은 물러났고, 그동안 건물 로비에서 꼬박꼬박 총회를 열고 때로는 1인시위에 나선 기자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사회 각계의 우려를 부른 편집국 봉쇄가 풀려, 장재구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노조의 고발로 촉발된 한국일보 사태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기자들이 실질적으로 신문 제작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비대위는 “기사 작성 시스템에는 예전처럼 접속이 가능하나, 실질적으로 지면 제작을 완료하는 단계인 조판 시스템 접속은 막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사쪽은 편집국 봉쇄 기간 동안 소수 인원으로 자매사인 <서울경제신문>에 별도의 편집실을 꾸려 지면을 제작해왔는데, 편집국 봉쇄를 푼 이날에도 장 회장을 따르는 10여명이 신문을 만들었다. 비대위는 또 “사쪽이 논설실장을 일선에서 물러난 직책인 논설고문으로 발령내겠다고 위협하고 법원이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은 하종오 편집국장 직무대행 체제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실질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인사 문제가 실질적 정상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8일 법원 결정에 따라 이영성 전 편집국장의 해고는 무효가 됐지만, 대다수 기자들의 반발을 부른 5월의 인사 발령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노사가 대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이 임명 동의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현재의 편집국장 직무대행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국일보는 새 편집국 수장을 선임해야 한다. 편집국 봉쇄 기간 동안 사쪽이 몇몇 기자들에게 내린 대기발령 조처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검찰이 장 회장의 200억원대 배임 혐의 피고발 건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노사 대립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단독] 대구과학관 합격자 미리 정하고 ‘짜맞추기 채점’
■ 월 소득 300만원 직장인 국민연금 7만5천원 추가로 낸다
■ 문재인 “박 대통령, 대선서 국정원 덕 봤다”
■ 승객들의 긴박했던 탈출 순간…동영상 공개
■ [화보]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현장
■ [단독] 대구과학관 합격자 미리 정하고 ‘짜맞추기 채점’
■ 월 소득 300만원 직장인 국민연금 7만5천원 추가로 낸다
■ 문재인 “박 대통령, 대선서 국정원 덕 봤다”
■ 승객들의 긴박했던 탈출 순간…동영상 공개
■ [화보]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현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