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시인
김선우(사진) 시인과 ‘밀양 할머니’들이 나란히 ‘고정희상’을 받는다. 또하나의문화는 ‘제7회 고정희상’ 수상자로 김 시인을, 단체상인 ‘고정희상 자매상’ 수상자로는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할머니들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정희상은 시인이자 운동가로서 그의 삶을 기리고 그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여성’을 새롭게 발굴해 본보기로 새롭게 제시하고자 추모 10주기였던 2001년 제정해 격년으로 시행되고 있다. 고정희 시인은 국내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인 동시에 80년대 초부터 여성주의 기반으로 한 대안문화 공동체인 또하나의문화의 동인으로서 활발히 활동하다가 91년 불의의 사고로 작고했다.
또하나의문화는 김 시인의 작품 세계와 사회참여를 높게 평가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시인의 작품은 가부장적 세계의 현상과 당위에 물음표를 던질 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우르는 영성과 윤리성을 지향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시인은 2008년 촛불집회, 2009년 용산 참사, 희망버스, 제주 강정 평화프로젝트,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작품 세계와 현실과의 연결을 추구하는 “여성주의 문화예술 실천의 뛰어난 전범”이라고 덧붙였다.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한 할머니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남성 중심이었던 시민운동의 현장에 마을 공동체와 세대적 지속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견을 가진 할머니들이 주체로 등장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시민운동과는 전혀 다르면서도 새로운 운동의 감각과 비전이 가능해졌다”고 주최 쪽은 설명했다.
시상식은 새달 1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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