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냉장고 시대이다. 사시사철 냉장고에 많은 것을 쌓아두고 있다. 언제 넣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것들로 냉장고는 가득 차 있다. 냉장고 크기는 점점 더 커지고 개수도 늘어간다.
냉장고 크기가 늘어나는 만큼 ‘줄 수 있는 마음’은 줄어들었다. 남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주는 것은 아까운 것이다. 불교의 탁발은 더운 지방에서 남은 음식을 상하기 전에 베풀 수 있다는 의미에서 축복이었다. 남은 음식도 처리하고,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음식을 받는 사람은 주는 사람에게 당당할 수 있었다.
가끔 냉장고가 없으면 세상이 더 공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먹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아낌없이 줄 수 있는 마음과 손이 그립다. (2009년 파주 동광원)
글·사진/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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