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을 떠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명훈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연주가 끝난 뒤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정명훈(63)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29일 서울시향 음악감독을 그만두고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감독은 이날 단원과 직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서울시향 단원들이 지난 10년 동안 이룬 성과를 축하한다. 이 업적이 그동안의 논란에 의해 무색하게 된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프며, 음악감독으로서의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유감스럽다”며 이런 뜻을 전했다. 정 감독은 편지에서 자신의 결백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비인간적인 처우를 견디다 못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는데, 그 사람들이 개혁을 주도한 전임 사장을 내쫒기 위해 날조한 이야기라고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는다”며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향 직원 10여명은 지난해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검찰은 박 전 대표를 무혐의 처분했다. 오히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박 전 대표를 고소한 서울시향 직원 10여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11월 입건한 데 이어 정명훈 감독의 부인 구아무개씨를 박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 21일 입건했다. 서울시향 이사회는 지난 28일 올해 계약만료를 앞둔 정 감독의 ‘재계약 체결안’을 심의했으나, 부인 구씨가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1일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재계약을 보류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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