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학과 문명>총 30권 중 첫 출간본 3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판사의 영문판 출간과 연계해 진행돼온 과학 총서 <한국의 과학과 문명>총 30권 중 첫 출간본 3권이 나왔다. 들녘 출판사가 펴낸 이번 책은 신동원 전북대 교수가 쓴 <동의보감과 동아시아 의학사>, 오상학 제주대 교수의 <한국 전통 지리학사>, 고동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의 <한국 전근대 교통사>다.
동의보감·전통 지리학 등 다뤄
2020년까지 총 30권 완간 목표
영문판 10권은 내년부터 내기로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총서 집필과 출판을 총지휘하며 발간사업을 진행해 온 연구책임자 신동원 교수(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소장)는 “2020년까지 30권 완간을 목표로 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11권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신 교수는 이와 함께 2013년 케임브리지대 출판사와 계약한 영문판 <한국의 과학과 문명> 10권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과학과 문명>영문판은, 1954년 조지프 니덤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을 출간해 동아시아 과학 전통과 역사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바꿔놓았던 케임브리지대 출판사가 비서구권 과학 총서로는 그에 이어 두 번째로 펴내는 것이다. (<한겨레> 2013년 11월8일치 23면 참고) <동의보감과 동아시아 의학사>에서 신 교수는 <동의보감>의 경쟁력과 이를 낳은 사회적 배경에 눈길을 준다. 허준의 이 책은 일본판·중국판·베트남판이 나왔고,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공인되며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에 견줘 학술적인 접근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이 의서가 어떤 점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또 그런 의서를 탄생시킨 조선의 지적, 학문적, 사회적 역량이 무엇인지를 분석한 본격적인 연구가 없었다”며 이번 작업이 기존 한계를 극복하려 했다는 점을 밝혔다. <한국 전통 지리학사>는 삼국시대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의 전통 지리학을 지도학과 지지학을 두 축으로 삼아 파고들었으며, <한국 전근대 교통사>는 근대 이전 한반도의 지형 조건과 육상, 해상, 4대강 등의 하상 교통과 교통수단 및 시설, 교통시스템 등을 다뤘다. 총서 기획편집위원회는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과학기술적 성과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금속활자·고려청자 등의 우수한 전통의 뿌리가 있지만 지금까지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중국 문명의 아류로 인식돼 왔다”면서, “전근대 시기에는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 아래서도 한국의 과학문명이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지속한 동력”을, “근현대 시기에는 강대국 중심 세계체제의 강력한 흡인력 아래서도 한국 과학기술이 놀라운 성장과 발전을 이룩한 요인”을 탐구하겠다고 발간사에서 밝혔다. 신 교수는 케임브리지대 영문판 10권은 이들 총서를 그대로 번역하거나 요약하는 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하되 “완전히 새로 쓰는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일본에 가려져 온 한국 과학문명의 역사가 중국 및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구의 그것과 대등하게 평가받게 됐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영문판은 전근대 이후 지금까지의 한국 과학기술사를 망라하는 통사 격인 제1권, 김치·한옥·옹기·활 등 일상생활 관련 기술과 물질문화를 담는 제2권에 이어 3~10권에선 풍수전통을 비롯한 한국지리학, 의약문화 역사, 천문학, 수학, 서구와 만나는 과학기술사, 과학기술과 제국주의·식민주의 문제, 현대 한국과학기술의 놀라운 압축성장,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산업기술 발전과정 등을 담게 된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2020년까지 총 30권 완간 목표
영문판 10권은 내년부터 내기로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총서 집필과 출판을 총지휘하며 발간사업을 진행해 온 연구책임자 신동원 교수(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소장)는 “2020년까지 30권 완간을 목표로 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11권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신 교수는 이와 함께 2013년 케임브리지대 출판사와 계약한 영문판 <한국의 과학과 문명> 10권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과학과 문명>영문판은, 1954년 조지프 니덤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을 출간해 동아시아 과학 전통과 역사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바꿔놓았던 케임브리지대 출판사가 비서구권 과학 총서로는 그에 이어 두 번째로 펴내는 것이다. (<한겨레> 2013년 11월8일치 23면 참고) <동의보감과 동아시아 의학사>에서 신 교수는 <동의보감>의 경쟁력과 이를 낳은 사회적 배경에 눈길을 준다. 허준의 이 책은 일본판·중국판·베트남판이 나왔고,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공인되며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에 견줘 학술적인 접근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이 의서가 어떤 점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또 그런 의서를 탄생시킨 조선의 지적, 학문적, 사회적 역량이 무엇인지를 분석한 본격적인 연구가 없었다”며 이번 작업이 기존 한계를 극복하려 했다는 점을 밝혔다. <한국 전통 지리학사>는 삼국시대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의 전통 지리학을 지도학과 지지학을 두 축으로 삼아 파고들었으며, <한국 전근대 교통사>는 근대 이전 한반도의 지형 조건과 육상, 해상, 4대강 등의 하상 교통과 교통수단 및 시설, 교통시스템 등을 다뤘다. 총서 기획편집위원회는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과학기술적 성과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금속활자·고려청자 등의 우수한 전통의 뿌리가 있지만 지금까지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중국 문명의 아류로 인식돼 왔다”면서, “전근대 시기에는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 아래서도 한국의 과학문명이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지속한 동력”을, “근현대 시기에는 강대국 중심 세계체제의 강력한 흡인력 아래서도 한국 과학기술이 놀라운 성장과 발전을 이룩한 요인”을 탐구하겠다고 발간사에서 밝혔다. 신 교수는 케임브리지대 영문판 10권은 이들 총서를 그대로 번역하거나 요약하는 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하되 “완전히 새로 쓰는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일본에 가려져 온 한국 과학문명의 역사가 중국 및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구의 그것과 대등하게 평가받게 됐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영문판은 전근대 이후 지금까지의 한국 과학기술사를 망라하는 통사 격인 제1권, 김치·한옥·옹기·활 등 일상생활 관련 기술과 물질문화를 담는 제2권에 이어 3~10권에선 풍수전통을 비롯한 한국지리학, 의약문화 역사, 천문학, 수학, 서구와 만나는 과학기술사, 과학기술과 제국주의·식민주의 문제, 현대 한국과학기술의 놀라운 압축성장,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산업기술 발전과정 등을 담게 된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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