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박귀섭 작가 제공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 박귀섭
13일 대한민국발레축제 첫날 강의
13일 대한민국발레축제 첫날 강의
춤 사진을 보다보면 ‘BAKI’라는 이름이 자주 눈에 띈다. 박귀섭(32)의 사진 크레딧이다. 국립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했던 발레리노 출신 사진작가다. 그는 발레리노의 눈과 사진가의 눈을 동시에 지녔다. ‘겹눈의 망막’에는 춤꾼의 몸이라는 최고의 피사체가 천변만화의 형상으로 맺힌다. 13~29일 열리는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첫날 그는 ‘사진작가 박귀섭의 발레와 사진’을 강의한다.
박귀섭은 2006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2007년 뉴욕 인터내셔널 발레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발레 시니어 남자부 2위에 올랐다. 국립발레단에서 잘 나가던 그이지만, 사진에 대한 끌림을 떨칠 수 없었다. 2010년부터 패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친구들도 대부분 그쪽 사진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새 그의 렌즈는 춤꾼들로 향하고 있었다.
“제가 춤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데다 춤꾼 출신 사진작가도 없었어요. 발레 선배들도 네가 그런 일을 하면 좋겠다고 권유했고요.” 곧장 발레리노 선후배의 몸을 찍어 포트폴리오 작업을 시작했다.
그의 사진을 보면 무척 놀란다. 국립발레단의 무용수 10여명이 몸을 포개고 팔다리를 비틀어 형상화한 <쉐도우>시리즈 중 2번 작품을 볼 때 특히 그렇다. 박귀섭은 2~3년 전 그 작품을 찍던 당시를 되돌아봤다. “힘든 시기였어요. 사람관계는 뒤틀리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가만히 생각하니 제겐 좋은 무용수들이 있는 거에요. 복잡한 오브제는 빼고 저와 주변 사람들의 심리를 표현하는데 힘썼어요.”
박귀섭은 사진 작업을 할 때 “발레리노 출신으로서 상상력이 작용하지만, 몸의 곡선을 표현할 때는 추상적으로 합니다”라고 했다. 대한민국발레축제 사무국은 박귀섭의 강의에 앞서, 팬들로부터 듣고싶은 얘기를 미리 받아 그에게 전달했다. “제게 듣고싶어 하는 내용은 전시회 때 본 작품세계를 설명해 달라는 것, 발레 자체에 대해 듣고 싶은 것, 사진에 대해 듣고 싶은 것 등 다양했습니다. 우선 빔 프로젝터를 틀어놓고 작품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할 생각입니다.” 13일 저녁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