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여성공동역사책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 한국쪽 총책임자인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1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 4년만에 완간
한국과 일본의 여성학자들이 근현대사에 대한 책을 함께 펴냈다.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한일여성공동역사교재 편찬위원회 지음, 한울아카데미)는 두 나라 여성학자 67명이 함께 쓴 역사책이다. 4년여에 걸쳐 양국의 여성 역사학자, 사회학자, 활동가들이 머릴 맞대고 목차부터 내용까지 공동집필했다. 질곡과 애환으로 얼룩진 양국의 근현대사를 ‘여성의 눈’으로 다시 써보자는 뜻으로 시작한 대형 사업이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양국 여성들이 근현대사의 피해자인 여성 자신의 관점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했다는 점이다. 책을 먼저 쓰자고 제안한 쪽은 일본이다.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응해 일본의 여성전쟁인권학회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전쟁과 여성인권센터’에 양국 학자들이 함께 교재를 만들자고 제의했다. 한국에서는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한국교육개발원과 정신문화연구원에서 연구비를 내놓았고, 일본에서는 단가 작가인 미야마 아키가 작업의 뜻에 동의해 1000만엔을 기증했다. 일본쪽 제안 양국 67명 매달려
가네코·강주룡 등 여성인물
알려지지 않은 사건에 눈길
아직 끝나지 않은 ‘과거’ 되새겨
한-일 여성이 함께 쓴 ‘질곡의 여성사’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 4년만에 완간
1930년대 고무신 공장에서 일하는 조선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 한일여성공동역사교재 편찬위원회쪽은 “조선인 여성노동자들은 착취 구조의 맨 밑에서 감옥같은 기숙사에서 가부장적 감시를 받으며 노동했다”고 전한다.
한국 쪽 총책임자인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유수한 신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일본의 제국주의 전쟁에 협력했고, 이 점에 대해 양국의 학자들이 함께 기술하면서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일본 쪽 집필 총책임자는 천황제를 비판해온 스즈키 유코가 맡았고, <젠더 시점으로 본 일한 근현대사>(나시노키샤 출판사)라는 제목으로 발간된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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