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여성들 고발 잇달아
시집 <목숨>과 <식물의 밤> 등을 펴낸 박진성(38) 시인이 시인 지망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을 해왔다는 피해 여성들의 주장이 제기돼 도마에 올랐다. 피해자 가운데는 미성년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한 여성이 트위터에 글을 올린 일이 사건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여성은 미성년자인 자신이 지난해 ‘시 배울 사람을 구한다’는 박진성 시인의 글을 보고 댓글을 달아, 서로 연락이 닿았다고 한다. 그 뒤 박 시인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이 여성에게 성희롱을 했고, “교복 입은 사진까지 보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글이 올라온 뒤, 박 시인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다른 여성들의 고발이 21일 오후 현재 10여건 잇달았다.
이들 여성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박 시인은 주로 ‘시를 가르쳐 주겠다’면서 여성들에게 접근했으며, ‘자살하겠다’고 하는 협박 등을 통해 여성들을 불러 성추행하고 때로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맺었다. 박 시인은 성희롱과 성추행은 일부 시인하지만, 성폭행 주장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박 시인은 지난달 22일께 <한겨레>에 관련 내용을 ‘고백’하는 글을 보내온 바 있다. 그는 ‘나의 여성혐오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따금씩 시가 좋다고 글이 좋다고 찾아오는 여성들을 만난 적이 있다. (…) 실제로 눈이 맞아 모텔에 들락거린 적이 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갑질’은 아니었을까? 이런 나 자신을 고발한다”고 썼다. 그는 이어 “요즘도 자주 응급실에 간다. 자주 자살 충동에 시달린다. 그럴 때 불특정 여성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 달려온 여성과 같이 술을 마시고 같이 잠자리를 하고”라고 했다.
박 시인의 이 기고는 <인터넷 한겨레>에 게재됐으나, 같은날 밤 박 시인은 “해당 여성들이 힘들어한다”면서 글의 삭제를 요청해 왔다. 이에 <한겨레>는 누리집에서 글을 삭제한 바 있다.
지난 19일에는 웹툰 <미지의 세계>를 연재해온 이자혜(25) 작가가 미성년자 성폭행을 방조했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작품 출간과 연재가 잇따라 중단되는 등 문화계 성추문·성폭행 관련 피해자들의 고발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새벽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아무개씨가 “3년 전 이자혜씨가 소개했던 남성이 미성년자인 나를 성폭행했다”고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아무개씨는 “이자혜 작가는 해당 남성과 자신에게 성행위를 부추기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강간을 당한 자신을 조롱하고 이를 만화로 표현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작가는 트위터에 “피해자에게 과거의 성희롱 및 욕설”, “타인에 의해 성폭력을 모의하도록 한 점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했고, 이 작가의 연재는 중단됐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바로잡습니다 <인터넷한겨레>가 지난해 10월21일 보도한 ‘박진성 시인, 문학지망생 상습 성추행 의혹’ 제목의 기사와 11월4일 보도한 ‘“성폭력 시인이 낸 시집 번호, 빈칸으로 남겨 치욕 삼으라”’ 제목의 기사와 관련해, 박 시인은 자신이 성추행을 시인한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성폭행 여부는 확인된 바 없으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박진성 시인과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바로잡습니다 <인터넷한겨레>가 지난해 10월21일 보도한 ‘박진성 시인, 문학지망생 상습 성추행 의혹’ 제목의 기사와 11월4일 보도한 ‘“성폭력 시인이 낸 시집 번호, 빈칸으로 남겨 치욕 삼으라”’ 제목의 기사와 관련해, 박 시인은 자신이 성추행을 시인한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성폭행 여부는 확인된 바 없으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박진성 시인과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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