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여행하기 좋은 곳 중의 하나가 골목길입니다. 마음 맞는 사람이 있어 같이 걷는다면 더 좋겠지요. 그렇게 골목길을 걷다 보면 빈집들을 심심찮게 만나곤 합니다. 살던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고 활기 잃은 골목은 낮에도 고요합니다. 그런 골목에서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것은 녹슨 철문입니다. 사람이 살던 때에는 수도 없이 여닫았을 문이지만 닫힌 채로 계속 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녹이 점점 자라납니다.
사람의 마음도 그런 것 같습니다. 문을 꽁꽁 닫고 있으면 마음속에도 차츰 녹이 쌓이고 맙니다. 사용하지 않는 문에는 녹이 슬듯이 마음도 열어두지 않으면 녹이 슬게 마련입니다. 문이나 맘(마음)이나, 오가는 사람이 있어야 녹이 슬지 않지요.
누군가 드나들 수 있게, 문도 맘도 조금씩 열어두시면 어떨까요?
글·사진 한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