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와이셔츠에 흰 속옷을 넣고 흰 수건으로 둘둘 말아 넣자. 뜨거운 태양도 넣자.
지쳐 마음속 눌러둔 짜증도 넣자.
가파른 계단 오르며 턱밑까지 차오른 한숨도 넣고 등짝 가득히 젖어든 땀도 넣고
보기 싫어 눈감은 기억도 넣어
돌리자.
돌려버리자. 잠시 즐기자.
뜨거운 태양과, 지친 짜증과, 숨찬 한숨과, 뜨뜻한 땀이
빨랫줄에 매달리는 모습을 즐기자. 잠시 행복하자.
와이셔츠와 수건과 속옷의 뽀송뽀송함과
마른빨래의 따뜻함에 행복하자. 팔월 한여름은 빨래하는 계절이다.
빨래하며 즐기는, 행복한 계절이다. 글·사진 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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