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문화유산 답사에 심취한 일본의 50대 주부가 일본의 옛 사찰들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길잡이 책을 냈다. <요코와 함께 일본 사찰 순례>(종이와나무 펴냄)라는 제목으로 일본 간사이 지역의 명찰들을 소개하는 안내서를 낸 나카노 요코(56)가 그다.
두 나라를 오가며 자유기고가로 활동중인 요코는 어릴 적부터 현지 사찰을 즐겨 답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책에서 나라 현과 교토 부, 시가 현에 흩어져 있는 고찰 30여곳의 역사와 볼거리들을 설명한다. 나라에 있는 도다이지(동대사), 호류지(법륭사)를 비롯해 교토의 도지(동사), 키요미즈데라(청수사), 고류지(광륭사), 시가에 있는 엔랴쿠지(연력사) 등이 책에 나오는 사찰들인데, 일본에서 손꼽히는 고찰들일 뿐아니라 대부분 한반도의 불교문화와 고대부터 연관을 맺고있던 역사유산들이다. 일본인이 현지 고찰들에 대해 갖고있는 독특한 생각과 감정을 자신의 답사경험과 함께 소탈하게 전해준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가 색다르다. 나라 산속에 있는 하세데라의 사철꽃들, 오사카 이코마 산자락에 있는 재일동포들의 사찰 등 국내 여느 일본 답사기에는 없는 답사 정보들도 유익하다.
요코는 남편이 신문사 한국특파원으로 2011~14년 근무할 때 서울에 살면서 한국 문화의 매력에 빠졌다. 돌아온 뒤에도 한국 지인들과 두 나라 사찰을 계속 답사해왔다고 한다. 그는 “두 나라 사람들 사이에 불교와 사찰에 대한 정보가 너무 한정적이고 교류가 힘들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일본인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한반도에서 온 도래인(渡來人)들의 문화가 남아 있는 사찰을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요코의 지인인 불교미술사 연구자 최선일, 홍은미씨가 책의 감수를 맡았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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