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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달콤한 솜사탕이 내려앉았나…희고 보드라운 꽃길

등록 2018-06-28 15:14

높은 봉우리 많은 정선
탄광지대는 옛말
야생화 만발한 산책길 많아
만항재 토종 들꽃·산꽃 만발
하이원 워터월드도 가볼 만
해발 1000m 이상 고봉들이 즐비한 강원도 정선. 1426m 높이 백운산 자락에 자리한 하이원리조트는 국내 최고 수준의 고산 휴양지다. 산도 검고 물도 검고 하늘도 어둡던 탄광지대가 겨울이면 근사한 설경을 자랑하는 스키리조트로, 봄부터 가을까지는 경관 좋은 골프 코스에 울창한 숲길을 따라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나는 트레킹 코스로 거듭난 지 오래다. 하이원리조트가 오는 7월5일 대규모 물놀이시설 ‘하이원 워터월드’를 새로 선보인다. 이로써 하이원은 사계절 즐길거리를 갖춘 국내 최고 고산지대 복합휴양단지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본격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미리 가 본 ‘워터월드’와 함께 정선 일대의 야생화 탐방 코스 등 주변 볼거리들을 소개한다.

새로 문을 연 워터월드 실내 시설 아쿠아플레이
새로 문을 연 워터월드 실내 시설 아쿠아플레이
신규 물놀이 시설 ‘하이원 워터월드’
“동시 수용인원 6640명에, 1인당 이용 시설 면적이 7.6㎡(2.3평)이다. 4.9㎡(1.5평) 안팎인 기존 워터파크에 비해 훨씬 여유가 있다.” 하이원 워터월드 시설 관계자의 말이다. 공기 좋은 고산지대에서 여유롭고 쾌적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최신 시설이니, 규모가 국내 최대급은 아니어도 차별화된 장점은 갖춘 셈이다. 워터월드 시설 전체 넓이(1만5439평)는 국내 워터파크 중 4위 규모다. 특히 실내 시설은 2만5000㎡(7570평)로 국내 워터파크 중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대형 실내·외 파도풀을 비롯해 바데풀, 유수풀, 워터 슬라이드, 투명풀 등 16종의 물놀이 시설과 18종의 실내·외 스파숍 시설(스파숍 14개, 독 4개)을 갖췄다. 7종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의 실내·외 워터 슬라이드는 튜브 형태 및 탑승 인원(1인승·2인승·4인승·6인승)을 달리해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실외 파도풀 시설인 ‘포세이돈 웨이브’는 폭 26.5~95m, 길이 115m 규모로, 공기압·유압을 이용해 최고 3.2m의 파도를 만들어 낸다. 실내 풀인 투명 풀이 인상적인데, 풀의 벽면과 바닥 일부를 15㎝ 두께의 투명 아크릴로 만들어, 옆쪽과 아래층에서도 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투명 풀은 국내 워터파크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시설이라고 한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떠올리게 하는 파도풀, 고대 그리스 양식의 기둥들, 그리고 스페인·터키 건축물 특징을 반영했다는 야외 스파숍 존 등 실내·외 시설 곳곳에서 유럽의 오래된 유적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이원리조트 스키 슬로프에 핀 샤스타데이지 무리
하이원리조트 스키 슬로프에 핀 샤스타데이지 무리
전동 카트 타고 슬로프 꽃길 탐방
해발 800~1340m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하이원리조트 스키 슬로프엔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꽃들이 줄지어 떼지어 피어난다. 전동 카트를 타고 해발 900m의 ‘마운틴 콘도 스키하우스’의 디광장에서 해발 1100m의 ‘밸리 허브’를 왕복하는 ‘하늘길 카트 투어’를 즐겨볼 만하다. 해설사 겸 운전사의 안내로, 스키 슬로프에 만발한 다채로운 꽃들을 감상하는 왕복 7㎞의 카트(6~8인승) 여행이다.

비록 토종 야생화는 아니지만, 시기별로 다양한 꽃들이 슬로프를 덮어 장관을 이룬다. 지금 슬로프에 지천으로 피어난 꽃은 흰색 샤스타데이지다. 30여장에 이르는 흰 꽃잎들과 노란 꽃술이 선명한, 달걀부침 모양의 구절초를 닮은 꽃이다. 프랑스산 국화와 아시아산 섬국화를 교배해 만든 미국산 꽃이라고 한다. 향기는 그리 좋지 않지만, 무리 지어 피어난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샤스타데이지만큼은 아니지만, 진한 분홍색의 앙증맞은 꽃 분홍장구채, 노란색 팝콘 모양의 서양벌노랭이, 노란색 코스모스로 불리는 금계국, 그리고 큼직한 분홍색 토끼풀꽃인 레드 클로버 무리가 곳곳에 피어나 탐방객을 맞이한다.

샤스타데이지 등 지금 만개한 꽃들은 6월 말이나 7월 초면 사라지고, 7~8월에는 ‘마운틴허브’를 출발해 ‘마운틴탑’을 왕복하는 코스에서 달맞이꽃·해바라기·원추리 등 노란색 꽃들과, 꽃유·비연초·갈퀴꽃 등 보라색 꽃들이 꽃잔치를 이어가게 된다.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4시(성수기엔 오전 8시~오후 6시). 1인 1만5000원. 탐방 소요 시간 50분.

울창한 숲길로 거듭난 석탄 운반길
과거 백운산 능선은 석탄을 운반하던 길들이 얽혀 있던 곳이다. 석탄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운탄길’의 명성도 탄가루와 함께 잦아들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백운산 능선은 수목이 울창한 숲길로 되살아났고, 이 길을 다듬고 가꿔 ‘하이원 하늘길’이 만들어졌다.

‘하늘길’은 짧고 완만한 15분짜리 산책 코스에서부터 3시간 이상 걸리는 본격 산행 코스까지 10여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17㎞에 이르는 둘레길 코스도 그중 하나인데, 둘레길 일부가 ‘운탄고도’(꽃꺾기재에서 만항재 방향 능선길)로 불리는 약 5㎞ 길이의 탐방로다. 1962년, 캐낸 석탄을 트럭으로 함백역까지 운반하기 위해 조성한 산길이라고 한다. 탄광 갱도가 무너지면서 지반 침하로 생겨난 산중 연못(일명 도롱이 연못) 등 옛 탄광 관련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코스다.

하이원리조트 밸리콘도에서 마천봉으로 이어지는 ‘무릉도원길’도 인기 탐방로다. 울창한 숲과 철 따라 피고 지는 다양한 야생화들, 그리고 깨끗한 계곡을 만날 수 있다. 1만5000평에 이르는 자작나무 숲도 이 코스에 있다. 무릉도원길은 편도 4.9㎞, 약 1시간20분이 걸리는 탐방로인데, 편도 35분 정도의 2㎞짜리 트레킹 코스와, 45분의 2.9㎞짜리 산행 코스로 나누어 탐방할 수 있다.

만항재 산상의 화원
만항재 산상의 화원
만항재 야생화 탐방
함백산·대덕산 등 정선, 태백 일대의 고지대 산자락은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야생화들이 피고 지는 ‘산상 화원’이 된다. 두문동재에서 분주령,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야생화 코스가 매력적이지만, 안내자를 동반해야 제대로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가족 여행자들이 부담 없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또 다른 ‘산상의 화원’이 만항재에 있다. 만항재는 정선·영월·태백의 경계를 이루는, 함백산 자락의 고개다.

만항재(1330m) 밑 빽빽한 일본잎갈나무 숲과 갈참나무 숲 안에 봄·여름·가을로, 300여 종의 토종 들꽃·산꽃들이 번갈아 피고 지는 ‘산상의 화원’이 있다. 4만1000여 넓이의 산자락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자생 야생화 밭이다. 탐방로를 따라 전체를 둘러보는 데 50분~1시간쯤 걸린다. 6월 말 현재, 이 꽃밭은 잠시 소강상태다. 지천이던 나도냉이와 털쥐손이, 매발톱꽃은 거의 졌고, 밝은 보라색 범꼬리가 일부 꽃대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꽃잔치는 7월 말부터 다시 시작된다. 7월 중순부터 피어나기 시작하는 분홍색 둥근이질풀 꽃이 8월 중순까지 화원을 덮는다. 그 사이로 흰색·보라색의 노루오줌과 흰색 박새 등 다양한 여름 야생화들이 자태를 드러낼 전망이다. 이 일대는 멧돼지도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야생화들의 뿌리가 멧돼지의 먹이가 된다. 한계령풀·고려엉겅퀴(곤드레)·나리 등의 뿌리를 좋아해서 땅을 파헤쳐놓는 일이 잦다고 한다.

‘산상의 화원’ 입구 작은 부스에 해설사가 상주한다. 가족 단위로도 해설을 신청하면 안내를 받아 산길을 돌며 꽃과 식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고개 밑의 만항마을은 과거 정선의 대표적인 탄광촌이었다. 요즘은 주택 담벼락의 벽화와 토종닭 요리로 더 알려진 마을이지만, 만항재 주변에 자생하는 야생화들의 종자를 관리하고 전시하는 야생화 마을이기도 하다. 7월 말엔 야생화 축제도 열린다. 만항재 오가는 길에 들러볼 곳으로,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5대 적멸보궁 사찰의 한 곳인 정암사, 그리고 폐광에 예술의 옷을 입혀 보존해 놓은 삼탄아트마인이 있다. 정암사 숲길을 잠시 걸어 오르면 만나는, 고려 때 모전석탑 수마노탑이 참 아름답다. 삼탄아트마인에서는 2001년 폐광된 옛 삼척탄좌 광원들의 삶의 애환을 엿볼 수 있다. 정선/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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