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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배, 등잔, 동물 모양의 가야토기들이 쏟아져나왔다

등록 2019-05-28 12:10수정 2019-05-28 12:59

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 최근 발굴성과 발표
말갖춤, 투구 등 갑주 유물들도 함께 나와
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에서 최근 출토된 다양한 모양새의 상형토기들. 집모양과 배모양을 한  토기류와 동물 모양의 뿔잔과 등잔 모양의 토기들도 보인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에서 최근 출토된 다양한 모양새의 상형토기들. 집모양과 배모양을 한 토기류와 동물 모양의 뿔잔과 등잔 모양의 토기들도 보인다.
4~5세기 가야시대의 주요 무덤떼 가운데 하나인 경남 함안군 가야읍 말이산 고분군에서 집과 배, 등잔, 동물 모양을 띤 가야인의 상형토기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발굴기관인 두류문화연구원과 함안군은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말이산 고분군 북쪽 미정비구간의 45호분과 그 주변을 올해 2월부터 발굴조사한 결과 다수의 상형토기와 말갖춤, 투구 등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45호분은 고분군 주능선 꼭대기 부근에 있는 지름 20m, 높이 1.8m의 큰 봉토무덤이다. 구릉 정상부의 암반을 깎아 원형 봉토의 기반을 닦은 뒤 나무덧널이 들어간 길이 길이 6.7m, 너비 2.7m 규모의 묘실(목곽묘)을 만들었다.

집모양 토기. 1층 부분을 틔운 전형적인 고상식 가옥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맞배지붕 위에 나팔모양의 주입구를 빚어놓았다.
집모양 토기. 1층 부분을 틔운 전형적인 고상식 가옥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맞배지붕 위에 나팔모양의 주입구를 빚어놓았다.

배모양의 주형 토기. 배 앞쪽 이물과 뒤쪽 고물을 각각 높이 올렸고 양쪽 옆면에 각각 5개씩 노걸이 흔적이 보이는게 특징이다. 아라가야 유적에서 주로 나오는 유물로, 아라가야의 해양문화적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배모양의 주형 토기. 배 앞쪽 이물과 뒤쪽 고물을 각각 높이 올렸고 양쪽 옆면에 각각 5개씩 노걸이 흔적이 보이는게 특징이다. 아라가야 유적에서 주로 나오는 유물로, 아라가야의 해양문화적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선 주목되는 상형 토기들은 묘실 안 무덤주인의 머리 위쪽에 있는 껴묻거리(부장품) 공간에서 나왔다. 집과 배, 등잔 모양의 토기들과 동물모양의 뿔잔 등 다양한 상형토기들이 출토되었다. 집모양 토기는 술을 따르는 일종의 주전자(注子)로 추정되는데, 건물 앞뒤에서만 지붕 사면이 보이는 맞배지붕에 1층 공간을 틔운 고상가옥 얼개를 하고 있다. 파손 없이 보존상태가 좋은 편으로, 9개의 기둥과 대들보, 도리, 대공, 서까래 등 옛 건축물의 주요 부재들이 잘 표현되어 있다. 조사단 쪽은 “한국 전통건축의 기본적인 정형이라고 할 수 있는 도리 3개를 갖춘 지붕 ‘삼량가(三樑架)’의 주요 부재들을 정확하게 나타냈다는 점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배모양 토기는 유선형 평면을 지닌 준구조선(準構造船)형태다. 배의 앞부분인 이물과 뒷부분인 고물 부분을 각각 높이 올리며 판재를 댔고, 양쪽 옆면에 각 5개씩 노걸이가 있다. 고물부는 동그란 주입구멍이 뚫려있어 잔으로 쓰였다고 추정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배 모양 토기의 상당수는 가야 연맹국가의 주요 세력이던 아라가야의 토기들이다. 말이산고분이 함안 일대를 세력기반으로 삼은 아라가야의 중심고분으로 지목되어 왔기 때문에 여기서 배모양 토기가 출토된 것은 아라가야 세력의 해양문화적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입증하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물모양 뿔잔은 굽다리에 불꽃무늬 뚫린 구멍 장식을 가미한 타원형의 몸체를 갖고있는게 특징이다.여기에 아래로 쳐진 꼬리를 붙인 후 U자상의 뿔잔을 올려 뛰어난 맵시를 보여준다.

이밖에 무덤주인의 자리 왼쪽과 오른쪽, 발치 아래에서는 말갑옷(마갑)과 투구(종장판주), 큰 칼(大刀), 금동제 말갖춤새 등이 나왔다. 가야시대의 말갑옷이 대거 나온 유적으로 유명한 가야읍 마갑총의 출토품보다 더 이른 시기의 것이란 점이 주목된다.

동물형 뿔각잔.
동물형 뿔각잔.

가야시대의 말갑옷. 무덤 안 묘실에서 상형토기들과 함께 확인됐다.
가야시대의 말갑옷. 무덤 안 묘실에서 상형토기들과 함께 확인됐다.

말을 탈때 쓰는 도구인 말갖춤(마구류)도 확인됐다.
말을 탈때 쓰는 도구인 말갖춤(마구류)도 확인됐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정비구역의 45호분과 주변 일대 유적 전경. 공중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정비구역의 45호분과 주변 일대 유적 전경. 공중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조사단 쪽은 “45호분은 400년을 전후한 시기 만든 것으로 보이며 덧널무덤에서 돌덧널무덤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대형 봉토분의 등장 시기를 알려주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출토된 집과 배모양 토기는 아라가야 사람들의 건축기술과 조선술을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실물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현장유적 설명회는 29일 오후 2시 열린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두류문화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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