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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삼척 흥전리 절터’서 통일신라 금동사자상 나왔다

등록 2020-06-30 17:51수정 2020-06-30 17:55

1200년 제작된 6.5cm 불과하나
고대 병향로 손잡이 공예 장식물
금동사자상이 출토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 조사구역의 동쪽 경계 부분 토층에서 나왔다. 앞다리를 세우고 앉은 당당한 자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금동사자상이 출토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 조사구역의 동쪽 경계 부분 토층에서 나왔다. 앞다리를 세우고 앉은 당당한 자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1200년 전 신라 장인이 빚은 금동사자상이 강원도 산골 옛 절터에서 세상에 나왔다. 길이 6.2cm에 불과한 작은 상이나, 죽죽 뻗은 갈기와 치켜든 꼬리에 앞다리를 세우고 앉은 위풍당당한 기세가 실감 나게 표현된 수작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와 삼척시청은 2016년부터 발굴조사를 벌여온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에서 8~9세기 통일신라시대 병향로(柄香爐)의 손잡이를 장식했던 금동사자상 1점이 출토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연구소 쪽은 올해 절터 남쪽 영역을 조사한 결과 건물터 3동의 자취를 확인하면서 사자상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수습한 금동사자상의 옆모습. 꼬리를 곧추세우고 갈기를 드러내며 연꽃무늬 대좌 위에 앉은 사자의 위풍당당한 기세를 느낄 수 있다.
수습한 금동사자상의 옆모습. 꼬리를 곧추세우고 갈기를 드러내며 연꽃무늬 대좌 위에 앉은 사자의 위풍당당한 기세를 느낄 수 있다.

출토된 사자상은 얼굴 전면부를 비롯한 여러 군데에 녹이 슬었다. 그러나, 상 전체에 도금이 남아있고, 비교적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자는 연꽃을 엎은 복련(覆蓮) 무늬가 새겨진 대 위에 앞다리를 세우고 앉은 모양새를 취했다. 얼굴 주위 갈기와 다리, 몸통 등이 정교하게 표현됐고, 세 갈래로 나뉜 꼬리는 위로 치켜 올라간 게 특징이다.

고대 동아시아 공예사를 살펴보면, 작은 금동사자상은 불전 앞에 공양 도구로 쓰는 병향로 손잡이 끝부분 장식물로 쓰였다. 병향로란 향을 사르는 동그란 몸체 용기와 길쭉한 손잡이로 이뤄진 향로를 말한다. 이 병향로의 손잡이 끝에 사자 장식이 딸린 것을 ‘사자진병향로’라고 하는데, 고대와 중세 동아시아 한중일 왕실과 고급사찰에서 두루 쓰인 최고급 향로 양식이다.

국내에 전하는 사자진병향로는 경북 인각사터 출토품과 출토지를 모르는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품밖에 없다. 이번에 출토된 금동사자상의 본체인 향로는 나오지 않았다.

경북 군위 인각사터에서 나온 사자진병향로. 향로 몸체와 잇닿은 길쭉한 손잡이 끝에 작은 사자상이 붙어있다. 이번에 흥전리 절터에서 나온 사자상과 같은 모양새다.
경북 군위 인각사터에서 나온 사자진병향로. 향로 몸체와 잇닿은 길쭉한 손잡이 끝에 작은 사자상이 붙어있다. 이번에 흥전리 절터에서 나온 사자상과 같은 모양새다.

흥전리 절터는 통일신라 시대 영동지역 불교문화의 실체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주목받아왔다.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를 뜻하는 ‘國統’(국통)이 새겨진 비석 조각을 비롯해 물을 따르는 청동제 정병(淨甁)과 절의 깃발을 다는 장식인 금동번(金銅幡), 청동제 인장 등이 이 출토됐다. 이번에 본체인 향로는 나오지 않았지만 손잡이 장식이 발견됨으로써 흥전리 절터의 예전 품격이 높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금당터와 탑터 등 가람 건물의 자취도 잇따라 확인돼 나라의 큰 사찰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척시청은 현재 절터의 사적 지정을 추진 중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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