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없이는 못 살잖아요”
“절대 어떤 순간에도 사랑을 포기해선 안 돼요. 사랑을 포기한 순간 삶은 멈추는 거니까요.” (손숙)
“저는 즐겁고, 신나고, 웃을 수 있는, 아픔을 치유해줄 수 있는 사랑을 했으면 좋겠어요.”(예랑)
연극배우 손숙씨와 <문화방송> 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의 작가 (박)예랑씨가 사랑에 대한 책을 함께 펴냈다. <사랑아 웃어라>(손숙·예랑 지음, 이미지박스)는 어머니와 딸뻘인 두 사람이 지난해 3~4개월에 걸쳐 나눈 사랑에 대한 수다, 또는 방담을 옮겨 적은 책이다. 연애의 기술, 결혼의 조건, 섹스, 동성애, 외도, 간통죄에 대한 이야기까지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이야기가 거침없다.
1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두 사람은 각자 사랑에 대한 견해를 소탈하게 털어놓았다. “이혼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지만 최후의 선택이어야 한다”는 ‘어머니 세대’ 손씨와 “남편이 경제적인 문제를 일으키면 도망갈 거다”는 ‘딸 세대’ 예랑씨의 이야기가 마치 '장소팔 고춘자'식 만담하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졌다. 특히 손씨는 이날 본인의 힘겨웠던 결혼과 별거 사실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별거 사실을) 밝혀도 될 만큼 제 나이가 들지 않았습니까. 뒤를 잇는 여성들에게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너무 힘들어 가족의 양해 하에 트렁크 하나만 들고 나온 게 벌써 10년이나 됐네요.”
책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 이별,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렇게 늙어버린 지금도 끊임없이 사랑을 꿈꾼다”는 손씨는 “사랑을 잃고 절망하며 살 때 박정자 선배가 ‘배우는 사랑의 불씨를 키워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배우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사랑 없이 무슨 삶의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예랑씨도 “같은 여자로서 세대를 초월한 사랑에 대한 감수성을 발견했고 사람이 생을 사는 데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았다”고 사랑예찬론을 폈다.
‘사랑의 실패자’가 되기보다는 ‘사랑의 승리자’가 되길 선택했다는 두 사람은 “사랑 때문에 가슴 아픈 젊은이들부터 사랑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중년들까지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다음달 9일 서울 코엑스 아트홀에서 이 책을 라이브 토크쇼 형식의 연극으로 재구성해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글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사진 이미지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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