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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미스코리아’ 말고 ‘뉴스코리아’로 불러주세요

등록 2006-04-05 23:26수정 2006-04-06 18:05

아나운서의 스타성을 앞세우는 건 오락 프로그램만이 아니다.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는 3월초 뉴스 여성 진행자를 바꾸며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도 열어 홍보했다. 새 얼굴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문화방송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는 입사 2년차 미스코리아 출신 서현진(26) 아나운서다. 에스비에스 <생방송 모닝 와이드>는 입사한 지 일곱달 된 김주희(25) 아나운서를 내세웠다.

이 스타성은 양날의 칼이다. 전문성보다 외모가 말머리에 오른다. 특히 여성 아나운서를 향한 시선은 보수적이다. 대중은 여성 아나운서가 예쁘길 요구하지만, ‘금발은 머리가 나쁘다’는 류의 편견 또한 가지고 있다. 두 가지 모두를 뚫고 나아가야 하는 게 미스코리아 출신인 두 앵커에게 떨어진 숙제다.

MBC ‘뉴스데스크’ 서현진
“냉정한 경쟁 속 경력 쌓아와 후배들에게 역할모델 만들터”

프롬프트(앵커의 멘트를 보여주는 화면)가 잘못된 적이 있었다. 임기응변으로 넘기고 머쓱해서 씩 웃는 게 방송에 나갔다. “앵커 부스에서도 미스코리아 미소 짓나”라는 쓴소리를 전해듣고 웃어 넘겼다. “제가 무용과를 나왔는데 그러면 더 튈 거라고 생각하죠. 상관 안 해요. 냉정한 경쟁 속에서 당당하게 경력을 쌓아왔어요.”

여성 아나운서일 경우, 살이 쪘다 옷이 튄다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데 대해 그는 “비뚤어진 대중의 관심과 애정”이라고 말했다. “남성 아나운서가 중요한 소식을, 나머지는 여성이 전하던 시대는 갔어요. 하지만 나이 든 여성 아나운서가 확실히 뿌리 내리는 경우도 거의 없죠. 역할 모델을 만드는 게 저와 선배들 몫이에요.”

문화방송 간판 프로그램 <뉴스데스크>의 주말 앵커라면 부러울 것 없을 법한데 그도 고민이 있다. “그 자리에 앉는다고 카리스마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선 차분하고 쉽게 보도의 주제를 전달하려고요.” 그의 말투에선 털털하고 발랄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비교적 딱딱한 뉴스 분위기에 맞게 자신을 바꿔가는 과정도 쉽지 않다고 한다.

아나운서가 뛸 수 있는 영역은 넓어지고 경쟁은 치열해졌다. ‘바른 생활’ 이미지에 갇힐 필요 없이 오락프로그램에서 끼를 펼칠 수 있지만 유명 연예인들이 프로그램 진행자 자리에 앉는 경우도 늘었다. “1~2년 뒤엔 진로를 택하고 집중해야죠. 저는 자유분방해서 오락프로그램도 좋아 하지만 <뉴스데스크> 앵커라는 이력이 붙어 다닐 테니 생각해 봐야겠죠. 행복한 구속인 셈이에요.”

SBS ‘생방송 모닝와이드’ 김주희
“9전10기로 합격한 햇병아리 나만의 색깔 찾기 고민중”


아나운서의 스타성을 내세워 프로그램을 띄우는 것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홍보 시대잖아요. 어떤 제품, 프로그램이건 사람들이 찾게 해야 하고 그만한 전략이 필요하죠.” 김 아나운서는 “경력과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참신함도 시청자들이 바라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뉴스는 말랑말랑해진다. 그가 맡고 있는 아침 뉴스는 더 그렇다.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한 거죠. 진행자의 어투도 부드럽게 바뀌고 있어요.” 프로그램 분위기는 부드럽지만 준비 과정은 까탈스럽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니까 소화하기 힘들어요. 책, 신문, 시사 잡지를 두루 보고 공부해야 해요. 햇병아리이니 제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는 프로그램이 도드라지도록 노력해야죠.”

그는 “미스코리아라서 신입인데도 더 큰 관심을 받았다”면서도 “아나운서 준비보다 꾸미는 데 급급하지 않았느냐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 이야기는 억울할 수 있겠다. 중학교 때부터 라디오에 빠져 아나운서가 되려고 마음 먹었다. 경험 쌓자고 나간 미스코리아는 덜컥 됐지만 아나운서 시험은 3년 동안 9차례 미끄러졌다. “요즘은 어떤 색깔을 띤 아나운서가 될지 고민이죠. 같은 아나운서라도 분야에 따라 점점 특화되는 추세잖아요.”

글 김소민 허윤희 기자prettyso@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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