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위기의 주부들’보다 더 위태로운 미국 주부

등록 2006-05-22 16:22

메리 루이즈 파커 주연 ‘위즈’ 오늘부터 폭스채널 방영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위즈>의 메리 루이즈 파커가 <위기의 주부들>의 주인공 네명을 제치고 TV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때 그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해야 한다”라는 ‘위험한 발언’으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그가 마리화나를 팔며 두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으로 나오는 <위즈>가 케이블 폭스채널(매주 화 밤 12시)에서 23일부터 선보인다. <위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가상 도시, 어그레스틱 고급주택가를 배경으로 주인공 낸시(메리 루이즈 파커)의 가족을 비롯한 중산층 가정의 어두운 이면을 날카롭게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2005년 8월부터 10월까지 미국의 케이블 텔레비전 쇼타임 채널에서 시즌 1이 인기리에 방송되었고, 올해 7월 시즌 2 방영을 앞두고 있다.

<위즈>는 <위기의 주부들>처럼 미국 ‘아줌마’를 주인공으로 그들과 주변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과 위선, 이중성을 파헤치는 드라마다. 등장 인물들의 평화로운 모습 뒤에는 마약, 가족간의 갈등, 불륜, 음모 등이 도사리고 있다. <위기의 주부들>보다 상황은 절박하고 위태롭다. 남편을 잃고 하루 아침에 가장이 된 낸시는 호화 저택에 가정부를 둔 생활을 유지하려고 마리화나 판매상 일을 한다. 그러면서도 미성년자에게 마리화나를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마리화나로 얽힌 낸시와 이웃들의 관계는 미국 사회에 대한 극단적인 풍자다. 낸시의 단골 고객인, 회계사이자 시의원인 더그(케빈 닐런), 변호사 딘(앤디 마일더) 등은 모범적인 사회 상류층이자 가장이다. 열 살짜리 아이에게 마리화나를 파는 더그의 아들, 바람 난 남편 딘에 대한 복수심에 딘의 머리카락을 밀어버리고 동성연애를 시도하는 딘의 부인 실리아(엘리자베스 퍼킨스) 등 그들 가족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에이즈 환자 역으로 열연한 저스킨 커크는 낸시의 시동생 앤디 역을 맡아 낸시의 불법적인 사업을 돕는다. 주류 계층인 그들이 비주류 문화로 지칭되는 마리화나로 생계를 이어가고, 심지어 그것으로 거미줄같은 공동체를 잇는다는 설정에는 주류 문화에 대한 비판과 조소가 담겨 있다.

매회 첫 장면에 고급주택가를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테마음악 ‘작은 상자집들’도 사회풍자적이다. 포크송 가수 맬비나 레이놀즈가 부른 이 곡은 “싸구려 자재로 만들어진 작은 상자집”인 호화 별장에 사는 “모두 똑같아 보이는” 부자들을 비꼰다. 그렇게 <위즈>는 겉만 번지르르한 그들의 썩은 속내를 드러내고 비웃는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폭스채널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