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로 11월 방영…췌장암 걸린 여주인공에 김희애
김수현 작가의 동명소설을 드라마로 옮긴 〈눈꽃〉(월·화 밤 9시55분)이 에스비에스에서 11월20일 첫 전파를 탄다. 1992년에 윤정희와 이미연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드라마로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수현 작가의 제자인 박진우 작가가 극본을 쓰고, ‘김수현 사단’으로 불리는 연기파 배우 김희애가 여주인공 이강애 역을 맡았다.
〈눈꽃〉은 베스트셀러 작가 이강애(김희애)와 영화배우인 딸 유다미(고아라)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다. 이혼을 하고 딸을 혼자 키우는 강애는 딸과 친구처럼 지내지만 갑자기 딸이 대학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부터 사사건건 부닥친다. 어느 날 다미는 아버지 유건희(이재룡)를 만난 뒤 엄마를 이해하고 조금씩 화해한다. 하지만 강애는 췌장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 혼자 조용히 죽음을 준비한다. 원작은 엄마와 딸 중심의 단조로운 구조였다면 드라마에서는 다양한 등장인물간의 갈등과 애정 전선을 곁들였다. 항상 다미를 지켜주는 하영찬 역에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김기범이, 다미의 스캔들 상대 남자이자 영화사 사장인 하인찬 역에 이찬이 출연한다.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촬영중인 이종수 피디는 16일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부모의 자식을 향한 사랑이 어디까지인지, 부모에게 자식의 의미가 무엇인지 등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작에서 어머니와 딸이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지만 사랑하는 가족의 심리를 김수현 작가의 문체로 한껏 살리겠다고 한다.
〈눈꽃〉은 암, 죽음이라는 설정 때문에 신파극으로 흐를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이 피디는 “질질 짜는 신파극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른 등장인물들이 강애의 죽음을 거의 끝 무렵에 알게 되니 울고 짜고 할 새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본이 14부까지 나오고 결말을 어떻게 마무리할지를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작가의 전작인 〈완전한 사랑〉에서 김희애씨가 암환자였다. 그 작품과 차별을 둘 것이다. 여주인공이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 그래서 김수현 작가는 여주인공이 자살하는 것도 생각했던 모양이지만 너무 극단적이라 이런 결론은 피할 것이다.”
〈눈꽃〉 제작진은 16일 미야자키현에서 일본 언론을 대상으로 일본 로케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일본 촬영분에서 다미가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 아버지 건희를 만나고, 건희가 아버지의 반대로 강애와 헤어지게 된 이유를 담을 예정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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