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 이후 2년만에 ‘게임의 여왕’으로 돌아온 이유진 작가
2004년 화제의 드라마 <불새>를 집필한 이유진(36) 작가가 다시 정통 멜로 미니시리즈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불새>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게임의 여왕>(연출 오세강, 토·일 밤 9시55분)은 두 남녀의 복수와 애증 그리고 용서라는 묵직한 이야기로, <사랑과 야망> 후속으로 에스비에스에서 오는 18일 첫 전파를 탈 예정이다. 6일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유진 작가를 만났다.
<게임의 여왕>은 부모 때문에 원수가 된 이신전(주진모)과 강은설(이보영)의 얽히고설킨 운명과 복수의 굴레를 보여준다. 은설의 아버지 강재호(한진희)의 음모로 아버지와 가족의 전 재산인 호텔을 잃은 신전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자랐다. 원수의 딸 은설에게 의도적으로 다가가 사랑을 얻지만 결국 자신도 사랑에 빠진다. “7, 8부쯤에 은설이가 신전이 복수를 하러 접근한 걸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 새로운 복수가 시작되죠.” 신전과 은설이 벌이는 복수의 게임을 <불새>에서처럼 빠른 내용 전개로 이끌어갈 모양이다. 극이 진행되면서 은설은 초반에 밝고 순진한 여인에서 차가운 복수의 화신으로 변한다.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복수의 끝을 향해 가지 않는단다. 이유진 작가는 “누군가 상처를 주거나 받아서 서로 미워하고 할퀴는 것보다 가장 무서운 복수는 용서다”라고 기획 의도를 내비쳤다.
두번째 정통멜로를 들고 나왔지만 이유진 작가는 1994년 문화방송 코미디 작가 공채 출신이다. <특종 TV연예> <일요일 일요일밤에>, <테마 게임> 등 예능오락 프로그램 구성작가로 홛동했다. “드라마와 영화도 하고 싶다”는 욕심에 그 일을 접고 납량특집 드라마 <도시괴담>, 영화 <폰> 등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 무대에 섰다. 그래도 자신의 전공을 살려 “다음 작품은 가족이야기가 담긴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한다.
남다른 이력을 가진 이유진 작가는 개성도 강하다. 이날도 배우 김진하를 닮은 외모에 빨간 입술과 손톱이 눈에 띄었다. 작업스타일도 남다르다. 미장원에서 머리 손질을 하고 말끔하게 옷을 입고 일을 한단다. 빨강, 노랑 등을 좋아하는 터라 작업실은 원색이 창연하다. “우울할 때 빨간색 등 원색을 보면 힘이 나거든요.”
첫 방송을 12일 정도 앞둔 이 작가는 이미 11부 대본을 완성했다. “(대본) 반을 쓰고 (방송을) 시작하자”라는 신조를 갖고 있는 그는 <불새> 때도 12부까지 대본을 쓰고 방송을 시작했다. 11부 이후 내용이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해 그는 구체적인 답변 대신 “결론은 해피엔딩으로 갈 거다”라고 특유의 시원시원한 말투로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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