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남형석 피디…국내외 호평 받아
에스비에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화 오후 6시50분)는 육아 문제의 심각성을 수면 위로 끌어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이와 노는 법, 대화하는 방법 등 해결책까지 제시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마침 제43회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시상식에서 엔터테인먼트 부문상을 받으며 국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13일 〈우리 아이…〉를 연출하고 있는 남형석(38) 피디를 서울 목동의 에스비에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남 피디는 그동안 심한 욕설을 퍼붓는 아이, 이불에 집착하는 아이, 밥을 안 먹는 아이 등 문제 아동을 만났다. “아이들은 말랑말랑한 스펀지처럼 새것을 넣으면 바로 흡수하고 짜내면 다 쏟아내요. 그만큼 외부 요인에 의해 크게 변합니다.” 남 피디가 1년 남짓 〈우리 아이…〉를 제작하면서 얻은 결론은 ‘아이의 문제는 부모 탓’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자 아이들이 너무 빨리 변해 촬영에 차질이 생길 정도였단다.
〈우리 아이…〉는 지난해 5월 전파를 탄 파일럿(시험제작) 프로그램 〈답십리 준승이네〉가 호응을 얻어 두달 뒤인 7월부터 〈실제 상황! 토요일〉의 한 꼭지로 자리잡았다. 이달 7일부터는 시간대를 옮기고 독립 프로그램으로 선보이고 있다. 남 피디는 “저 역시 아이를 둔 아버지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고민했다”며 “ 이런 고민을 지닌 부모들과 육아법에 대한 의견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한주에 30~40명의 신청자들 중에서 한 가정을 골라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은 지난하다. 아이를 둘러싼 가정환경을 속속들이 보여주려고 두달 동안 밀착 취재를 한다. 남 피디는 “집안 곳곳을 다 보여줘야 하니 처음에는 꺼리다가도 나중에는 굳이 안 해도 되는 소소한 집안 문제까지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1년 넘게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남 피디뿐 아니라 제작진 30명이 문제 아동을 보면 해결 방법까지 술술 이야기할 정도로 육아 전문가가 다 됐다. 미혼 남자 브이제이(VJ)들이 떼를 쓰는 아이를 엄마보다 더 잘 달래준다. 이렇게 되기까지 소아정신과 교수, 육아 교육 전문가 30~40명으로 꾸려진 자문위원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다 보니 “아이들이 따라할 수 있다” “자극적인 사례만 다룬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 가정의 사례를 4~5주에 걸쳐 방송하다 보니 심각한 문제가 자주 나왔다. 극단적인 아이템도 꽤 있었다. 그래서 남 피디는 독립 프로로 새 단장을 하면서부터는 극단적인 사례를 피하고 손가락을 빠는 아이 등 보통 아이들의 작은 문제들도 다룰 예정이란다.
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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