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여자〉
교육방송 ‘다큐 여자’…여성들의 진솔한 삶과 사회적 고충 담아
초로기 치매에 걸린 중년 부인, 세쌍둥이를 키우는 엄마, 네살배기 아이를 둔 미혼모, 황혼 재혼을 한 할머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시점으로 세상을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가 있다. 교육방송 〈다큐 여자〉(수~금 밤 9시30분)다. 2005년 11월3일 첫 전파를 탄 뒤 1년 넘게 6mm 카메라로 그들의 삶을 밀착 취재해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다. 김현 책임 피디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어머니, 나의 아내, 나의 딸, 그리고 내 이야기라는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말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여성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큐 여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이 아닌 우리 이웃에서 볼 수 있는 이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과 사랑, 결혼과 이혼, 남편과 자녀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초창기부터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고비 프로덕션의 김민정 피디는 “길게는 보름이 넘게 출연진들의 집에서 가족처럼 지내면서 남편과의 성문제, 고부갈등 등 그동안 가슴에 품어왔던 이야기를 듣는다”라고 말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출연진의 이야기에 대한 공감과 응원의 글이 많다. ‘어린 신부 이예림의 행복일기’편을 본 ‘back7p’이라는 아이디의 시청자는 “어린 나이에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아가는 예림씨를 보고 삶의 용기를 얻었어요”라고 말했다. ‘모정, 까나로 가다’편을 보고 글을 올린 아이디 ‘kangsukam’의 시청자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할머니를 보고 나의 엄마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라고 말했다.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는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들이 녹아 있다. 일하는 여성들의 육아문제, 미혼모에 대한 따가운 사회적 시선, 재취업의 어려움 등이 여실히 드러난다. 김현 책임 피디는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불평등한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다큐 여자〉는 3일부터 입양·위탁모인 김신혜씨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5일 방송하는 3부작 ‘나의 특별한 가족을 소개합니다’(사진)의 마지막 편에서는 1, 2부에 이어 가슴으로 낳은 아이 네명을 키우는 김신혜씨가 둘째 하연이네 학교를 찾아가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입양교육을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장애 아동을 입양하고 싶다”는 신혜씨의 신년 소망도 들려준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미디어 콘텐츠 혜윰의 신창민 피디는 “사랑을 주려고 입양을 선택한 신혜씨가 오히려 입양을 통해 사랑을 얻는 과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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