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하이킥’서 귀여운 아들·거친 동생·터프한 남자 역할로 인기
추운 겨울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남자, 선생님과 멋진 로맨스를 내뿜는 남자, 요즘 이 남자 때문에 인터넷이 뜨겁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 정일우(21)가 이른바 ‘누나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차세대’ 꽃미남 스타로 뜨고 있다. 정일우는 요즘 1주일에 5일은 <거침없이 하이킥>을 촬영하고, 이틀은 밀려드는 인터뷰를 소화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한겨레>와 만난 지난 26일에도 이틀 밤을 새워 “정신이 몽롱한 상태”라고 했다. “드라마를 하기 전에는 내가 뭘 하고 살았는지 기억도 안 나요.(웃음) 인기를 실감하진 못하지만 원하던 연기를 하고 있어 행복합니다.”
영화 <조용한 세상>에서 김상경의 아역으로 출연한 것이 전부인 그가 <…하이킥>에서 단번에 주인공 가족의 막내 윤호 역을 꿰찼다. 김병욱 피디는 “웃는 얼굴이 예뻐서”라고 했다지만 그의 생각은 이렇다. “피디님이 생각했던 ‘윤호’ 이미지와 제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아무리 잘해도 피디님 생각과 다르면 안 되는 거잖아요.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김 피디는 윤호가 요즘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남학생의 모습이라고 했다.
정일우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따라 연극반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배우를 꿈꿨다. 두어 달 준비 끝에 올라간 무대에서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 뒤 인터넷을 뒤져 김종학프로덕션 배우 모집에 지원했고, 한번에 합격했다. “남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보였다”는 그는 그러나 <서동요> 등 2년간 400번의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남모를 아픔도 겪었다고 한다. “하고 싶은 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실망하진 않았어요. ‘레인보우식스’라는 오락에 빠져 세계 1등을 해본 적이 있어요. 윤호는 그런 노력 끝에 얻은 결과인 것 같아 더욱 기쁩니다.”
인기를 얻으면서 부담감도 커졌다는 그에게 가족은 큰 힘이다. 얼마 전엔 그가 누나의 홈페이지에 남긴 애교 섞인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 외갓집에서 살았는데 가족들과 여행을 자주 다녔어요. 가족과 함께 있는 건, 저에겐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힘들고 지칠 때마다 가족들이 잡아주었고, 지금도 큰 조언자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요즘 그는 하루에도 여러 번 귀여운 아들과 거친 동생, 터프한 남자를 오가는 중이다. 실제 정일우는 어떨까. “윤호는 저와 닮은 구석이 없어요. 남자학교만 다녀서 여학생들에게 사랑받지도 못했고, 폼 잡기 위해 창문으로 뛰어내릴 자신도 없어요.(웃음) 하지만 윤호를 연기하면서 배우 정일우의 색깔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정용일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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