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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문형사’ 정인기, 17년 ‘숨은 연기’ 빛난다

등록 2007-02-14 19:29

‘문형사’ 정인기
‘문형사’ 정인기
KBS2 ‘꽃피는 봄이 오면’서 다양한 얼굴로 감초 역할 톡톡
훈훈한 가족극 〈꽃피는 봄이 오면〉(한국방송 2텔레비전, 월·화 밤 9시55분)은 관록 있는 중견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젊은 주인공들의 가족으로 나오는 이순재, 김갑수, 이보희 등의 연기 내공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들 사이에서 채리(이하나)의 아버지인 문 형사 역의 ‘낯선’ 배우 정인기(41)가 드라마의 양념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가 맡은 문 형사는 딸에 대한 사랑은 깊지만 딸과 대화하는 법을 몰라 버럭 화를 내고 용의자를 취조하듯 말한다. 가출한 딸을 오랜만에 봤을 때 한다는 얘기가 건조한 말투로 “문단속은 잘 하냐?”다. 그런 문 형사 캐릭터를 때론 가슴 찡한 눈물 연기로,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완성해가고 있다. 12일 기자와 만난 그는 “지금 여섯살인 내 딸이 커서 ‘이렇게 속을 썩이면 어떨까’를 생각하면 저절로 감정이 살아난다”고 했다.앞으로 남은 6회분에서는 무뚝뚝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달라질 거란다. “일만 하느라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따뜻한 아버지로 거듭납니다. 몸에 밴 딱딱한 말투나 행동을 쉽게 버리지 못해 애를 먹지만 점점 부드러워져요.”

정인기는 이 드라마에서 아버지뿐 아니라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범인들에게는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강력계 형사로, 직장 후배인 오영주(박시연) 형사에게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고 고민도 들어주는 선배로, 사기꾼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인생을 바르게 살아가는 이정도(박건형)를 격려하는 이웃집 형 같은 모습으로 나온다. “형사, 선배라는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이라 각기 다른 감정으로 대해야 해요. 한가지 감정으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어려울 수 있지만 재미있어요.”

그는 〈패션 70’s〉에 이어 드라마 출연이 두번째지만 1990년 마당극 〈진짜 노동자〉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경력이 17년째다. 파업 현장과 장터 등 열린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이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든다. 그동안 〈구미호〉 〈주홍글씨〉 〈최강 로맨스〉 등 장편영화와 〈미성년자 관람불가〉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 등 단편영화에 출연했다. 2005년에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단편 얼굴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숨은 실력파 배우로 인정받는 그가 닮고 싶은 연기자는 〈레옹〉에서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준 게리 올드먼이다. 앞으로 하고 싶다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따뜻한 가장의 역”에서 게리 올드먼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길 또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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