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해숙. 자료사진
MBC 새 주말연속극 ‘문희’서 장한나 역
김해숙을 보면 '엄마'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 같다. 철없는 자식 등짝을 때리며 매운 소리 하고 나서 자식의 애교 작전에 눈 흘기며 웃고 마는 엄마 얼굴이 떠올라서.
MBC 새 주말연속극 '문희'(극본 정성희ㆍ이한호, 연출 이재갑)에서도 김해숙은 엄마다. 이번엔 남의 아들을 입양해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친자라 속이고 제 자식으로 키우는 두 얼굴의 엄마 장한나다.
"지금까지는 울거나 슬프거나, 같은 캐릭터의 엄마 연기가 많았어요. 장한나는 그에 비해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죠. 독하면서도 헌신적이기도 해요. 장한나에게서 하나의 엄마 모습이 아니라 여러 모습이 섞여서 나올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백화점 회장의 서녀로 태어나 갖은 모멸를 겪고 성공을 눈앞에 둔 문희(강수연)가 어릴 때 낳아 입양 보낸 아들 하늘이의 등장에 발목잡히는 것만큼 장한나의 인생도 파란만장하다.
팔려가다시피 시집 가 6살 어린 남편에게 항상 누나 대접만 받고 살고, 시어머니가 억척같이 일궈온 가게를 이어받으려 남의 아들을 데려와 친자로 속이고 키운다.
"시어머니에게 가업을 물려받기까지 회초리 맞아가며 배워요. 남의 아이를 데려와 살다가 친엄마가 나타나면서 아이를 놓고 격동을 겪죠. 장한나라는 여자의 인생은 참 흥미진진해요. 저희 같은 중견배우에게 이런 캐릭터가 나오기 힘들잖아요. 꿈꾸던 배역이 왔다고 생각해서 숨쉬기 운동만 하던 제가 보름 전부터 하루 세 시간씩 헬스도 하고 있어요(웃음)."
여섯 살 연하 남편으로 나오는 박상면과는 사실 '띠동갑'이다. "올해 복이 많은가 보다"라고 웃는 김해숙에게 옆에 앉은 박상면이 "우리 연말 시상식에서 커플로 뽑힐 것 같다"고 덩달아 웃는다.
20대 중반의 두 딸을 어엿하게 키워낸 엄마의 눈으로 장한나를 볼 때 어떤 생각을 할까. 공교롭게도 전작 '소문난 칠공주'(KBS2)에서도 남의 자식인 설칠(이태란)을 키워냈다. 남의 자식을 제 자식으로 키우는 마음을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엄마의 마음이 담긴 답이 돌아온다.
"데려온 자식이지만 장한나는 죽음도 불사하는 사랑을 보여줘요. 한국적인 엄마면서 굉장히 강한 여자죠. 입양을 해본 건 아니지만 저도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남의 자식이 안된 일을 당해도 우리 애처럼 안타까워하게 되잖아요. 이번 캐릭터가 많이 어렵겠지만 여태까지 연기했던 엄마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문희'는 '누나' 후속으로 24일 오후 7시55분 첫 방송된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 (서울=연합뉴스)
"데려온 자식이지만 장한나는 죽음도 불사하는 사랑을 보여줘요. 한국적인 엄마면서 굉장히 강한 여자죠. 입양을 해본 건 아니지만 저도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남의 자식이 안된 일을 당해도 우리 애처럼 안타까워하게 되잖아요. 이번 캐릭터가 많이 어렵겠지만 여태까지 연기했던 엄마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문희'는 '누나' 후속으로 24일 오후 7시55분 첫 방송된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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