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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웃음 뒤에 페이소스 담긴 연기 하고파”

등록 2007-03-05 17:40

배우 김인권
배우 김인권
배우 김인권, ‘외과의사 봉달희’서 유머 연기 호평…데뷔 10년차 각오 다져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순 없다. 에스비에스 〈외과의사 봉달희〉(수·목 밤 9시55분)의 배우 김인권(30)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의학드라마에서 특유의 익살스런 코믹 연기로 극중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지난달 26일 촬영 장소인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감초 연기로 사랑받는 그를 만났다.

그가 맡은 외과 1년차 레지던트 ‘박재범’은 “비만클리닉을 개원해 편하게 살고 싶은” 속물 근성을 보이지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봉달희(이요원)를 위해 당직을 서주는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좋아하는 조아라(최여진)가 진통제인 모르핀을 훔친 걸 자신이 뒤집어쓰는 속 깊은 남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뺀질뺀질하지만, 유머가 있고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 마음에 든단다.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웃으면서 넘어가고 남들도 웃게 하고. 엔도르핀이 돌게 하는 매력있는 역이에요.” 그는 이런 재범 캐릭터에 경상도 사투리와 고슴도치형의 헤어스타일 등을 덧입혀 생생함을 더하고 있다.

매회 그가 보여주는 코믹 연기는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는 “대본이 나오면 단어, 문장을 조금 바꾸거나 새로운 단어를 넣어 맛깔나게 하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한번은 레지던트 동기들과 라면을 먹는 장면을 촬영하다가 안경에 김이 서렸단다. “이 웃긴 장면을 살리기 위해 ‘너무 맛있어서 앞이 안 보인다’는 애드리브를 넣었어요.” 비록 몇분 밖에 나가지 않는 짧은 장면이지만 그 순간에도 그의 재치는 번뜩인다. 12회에서 변이 새어나오는 변실금 환자에게 괄약근 운동을 알려주는 동작도 그의 아이디어다. 덕분에 새벽 4~5시까지 이어지는 촬영 때문에 모두 지쳐 있을 때도 그가 나오는 장면을 촬영할 땐 분위기가 밝아진다. “재범이 한번 할까, 하며 이번엔 또 어떤 장면을 보여줄지 기다려요. 그런 게 부담되지만 그럴 땐 저도 신나서 심장이 빨리 뛰어요.”

극중 그의 코믹 연기를 기억하는 시청자들도 그를 볼 때마다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촬영장인 병원에서 환자들은 그를 만나면 “수술할 때 졸지 마.” “오늘은 변비환자 보러왔어?”라고 농담을 건넨다고 한다.

이렇게 그는 2006년 11월 군 제대 후 〈외과의사 봉달희〉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희극배우의 길은 아직 멀었다고 한다. “웃음 뒤에 페이소스가 담긴 연기를 하고 싶어요. 찰리 채플린, 성룡, 짐 캐리처럼요. 그러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영화 〈송어〉를 시작으로 〈아나키스트〉 〈조폭마누라〉 〈말죽거리 잔혹사〉, 드라마 〈내 인생의 콩깍지〉 등으로 연기 내공을 쌓아온 그는 데뷔 10년째를 맞는 올해 다시 한번 웃음과 페이소스를 전할 각오를 다진다.

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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