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최강! 울엄마’ 오채린역 박민지…“장진영·전도연 선배 닮고 싶어요”
한국방송 청소년 드라마 〈최강! 울엄마〉에 출연중인 박민지(18). 벌써 ‘하이틴 스타’라는 말보다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만큼 짧은 연기경력을 빽빽하게 채워왔다. 2005년 영화 〈제니, 주노〉에서 제니 역을 맡은 뒤 영화 〈피터팬의 공식〉, 티브이 영화 〈18-펀치 스트라이크〉,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 〈추락천사 제니〉를 거쳐 지금 〈최강! 울엄마〉의 주연과 문화방송 주말드라마 〈문희〉에서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울엄마〉에서는 완벽주의를 꿈꾸는 까칠한 성격의 오채린으로, 〈문희〉에서는 태권도 선수에다 학교 ‘짱’으로, 하나같이 성질이 보통 아닌 드세고 강한 여학생이다. 데뷔작인 〈제니, 주노〉에서도 15살 나이로 애를 낳는 당찬 배역이었다. 20일 〈한겨레〉를 찾은 박민지는 과연 올차고 야무졌다. “실제 성격이요? 누구나 여리고 약한 면이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제 성격은 멜로 영화의 청순한 면이랑은 거리가 있어요. 어떤 문제가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서 답을 찾는 편은 아니거든요.”
〈…울엄마〉에서는 속깊고 여성적인 연기를 하는 우리(강은기 역)와 대조를 이루지만, 원래는 박민지가 강은기 역을, 우리가 오채린 역을 맡기로 했다고 한다. 머리 길이에 맞춰 배역을 서로 바꿨는데, 처음에는 그저 남자애 같던 캐릭터에 독특한 맛이 더해지면서 지금은 그저 완벽한 채린이가 되는 것만이 원이라고 했다. 학생 배우 박민지의 학창시절은 짧고도 고달프다. 2개의 드라마와 1개 영화를 찍으면서 개학한 지 3주 동안 닷새밖에 학교에 가지 못했다. “고3 되니까 친구들이 다들 바빠서 보고 싶으면 제가 학원 앞으로 찾아가야 해요. 친구들은 넌 진로가 결정돼서 좋겠다고 부러워하고 저는 니들은 공부만 하면 되니 얼마나 좋으냐고 부러워하죠.(웃음) 그래도 하루를 꽉 채워 촬영하고 집에 돌아갈 때는 있을 자리에 있은 것 같아 뿌듯해요.”
소년 같은 외모에 가녀린 몸매, 태권도·수영·와이어액션·검술·승마를 두루 해치우는 체력, 일찍부터 꽉 차버린 것 같은 속내. 십대 배우 박민지는 어찌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 특징들의 조합을 두루 아울러 인상적인 배우로 성장하려 한다. “이십대로 넘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요. 어릴 때 꿈꾸던 대로 화가가 됐으면 잘못 그린 그림은 혼자 조용히 찢었겠지요. 그런데 배우가 되니까 내 약점과 허점을 사람들 앞에 적나라하게 노출해야 하는데, 나이 먹을수록 그 부담이 커질 것 같아서요.”
불안하고 아쉽다는 십대의 마지막 해에 그가 가진 꿈은 이것이다. “장진영, 전도연 선배는요 미래의 꿈이고요, 가까운 꿈은 일본 배우 아오이 유예요. 내 속에 있는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하는 배우, 그 열정 그 분위기 너무 좋아하죠.”
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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