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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케이블티브이 선정성 넘어 도덕성 논란

등록 2007-04-15 17:58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 사진 엠넷미디어 제공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 사진 엠넷미디어 제공
대부분 씨제이미디어 계열사…시청률 경쟁 과열에 ‘솜방망이 징계’ 효과없어

케이블티브이 자체제작 오락프로그램들의 해묵은 선정성 시비가 개선의 여지 없이 논란만 더해가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위원회 심의2부는 동일한 방송심의규정을 3번 어긴 케이블티브이 채널에 시정을 명령했다. 간접광고 문제의 한국경제티브이와 씨제이미디어 티브이엔의 〈리얼스토리 묘〉 〈라이크 어 버진〉 〈시크릿 파티〉 등의 프로그램, 역시 씨제이미디어 계열의 엠넷미디어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사진) 〈재용이의 순결한 19〉 등이 징계대상에 올랐다.

최근 케이블티브이의 선정성 시비는 심의위원회의 보수적인 잣대만을 탓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이를 보인다. 엠넷미디어의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은 “키가 작아서, 얼굴이 못생겨서, 강북 패션이라서” 등 프로그램의 상당부분이 일그러진 윤리관을 드러내는 험담, 조롱, 인신공격으로 채워진다. 지난 3월22일 방송에서는 촬영감독과 담당 피디의 대화 장면에서 한 여성 출연자의 예전 직업이 에로배우였다는 사실이 공개됐고, 에로배우 시절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인권침해의 혐의마저 일고 있다.

‘취향의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넘어 도덕성 논란으로까지 번져나가는 사태를 제작진이 묵과하는 이유는 케이블티브이 시청률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은 재연 화면을 두고 사생활 고발 현장 화면인양 방송하다 징계를 받았지만, 케이블티브이 오락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제재조처 이후에도 같은 형식의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논란이 깊어지면, 이를 끝내고 비슷한 형식의 다른 프로그램으로 바꿔탄다. 3월 25일 첫방송된 엑스티엠의 〈엑스트림 로맨스〉는 종영한 〈에스(S)〉와 비슷한 여성들의 노출, 성적인 게임 등으로 짧은 시간에 높은 시청률(채널 자체집계 0.65%)을 얻고 있다.

이들 채널 대부분은 씨제이미디어 소속이거나 계열사로 최근 씨제이미디어의 공격적인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9일 씨제이미디어는 보도자료에서 3월 시청점유율 18.7%로 케이블 시청률 종합 1위에 올랐으며, 1~3월 비드라마부문 시청률에서 자체제작 8개 프로그램이 상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방송사업자들 간의 경쟁 구도가 심화될수록 선정성 논란으로 시청률을 키워나가는 방식도 확대되리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언련 김언경 모니터부장은 “지상파와 대결하기 위해 케이블티브이는 논란 마케팅을 택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외국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위원회의 시정명령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시정명령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속한 채널에서 1년 안에 같은 조항을 어기는 사례가 생기면 해당 채널에 과징금 부과나 영업중지 등의 중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했지만, 지금까지 중징계에 이른 경우는 1건도 없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엠넷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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