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고 싶어
엇갈리는 부녀의 행로
집에 가고 싶어(교 오후 2시20분)=프랑스 문학에 심취한 미국 여성 엘시는 프랑스로 떠난다. 2년 뒤 아버지인 만화가 조이 엘먼이 프랑스에 온다. 조이는 이 낯선 땅이 무서워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만 싶은데, 딸인 엘시는 논문을 핑계로 아버지를 만나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조이가 가지고 있던 프랑스에 대한 반감은 고티에 교수를 만나며 사라진다. 미국에서도 잊혀진 조이의 작품을 고티에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 주기 때문이다. 엘시는 자신의 논문을 고티에 교수에게 보여주고 싶지만 고티에는 모른 척할 뿐이다. 결국 프랑스에 남고 싶었던 엘시는 미국으로 떠나고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조이는 프랑스에 남는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예리하게 잡아냈다. 〈히로시마 내 사랑〉을 만든 알랭 레네 감독의 작품.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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