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좋은 날〉
SBS ‘사랑하기 좋은 날’ 23일 첫방영…불륜 없는 가족사랑 이야기
‘아침드라마=불륜드라마’라는 공식이 깨질 수 있을까? 밝고 따뜻한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는 아침드라마 〈사랑하기 좋은 날〉(극본 허숙, 연출 홍성창·월~토 오전 8시30분·사진)이 23일부터 에스비에스에서 전파를 탄다.
자식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어머니와 각기 다른 성격의 세 딸이 서로에 대한 사랑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는 게 기획 의도다. 불륜, 복수 등 자극적인 메뉴로 안방극장을 찾아간 지금까지의 아침드라마와는 달리 가족의 사랑, 행복 등을 주제로 한 따뜻한 이야기를 담겠다고 제작진은 설명한다.
〈사랑하기 좋은 날〉은 혼자 세 딸을 키운 어머니(오미연)와 남편의 배신을 계기로 자아를 찾아가는 첫째 효진(김성령), 가수의 꿈을 버리지 않고 사는 이혼녀 둘째 명진(조미령), 결혼보다 일을 중요시하는 막내 수진(이지현) 등 네 모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홍성창 피디는 “비윤리적이고 극적인 상황을 피하고, 어머니와 세 딸이 각자 짊어지고 있는 이혼, 시집살이 등 고통과 아픔을 서로 보듬어주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네 모녀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각기 다른 연령대 여자들의 고민과 바람도 녹여낼 거란다.
그러나 아침드라마의 공식을 어김없이 따른다. 효진의 남편 진국(정호빈)은 바람을 피우고 효진은 남편의 후배이자 이혼남인 성재(장동직)와 좋아하는 사이가 된다.
막내 수진이 친딸이 아니라는 출생의 비밀도 밝혀진다. 남편과 자식밖에 모르고 살던 효진이 노인 건강식에 관한 사업을 시작한다는 내용 또한 요즘 아침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억척 아줌마 성공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더욱이 아침드라마의 경우 처음에는 밝고 건강한 드라마를 보여주겠다고 하지만 시청률을 높이려고 혼외 임신, 불륜 등 자극적인 설정을 끼워넣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아침극 〈아줌마가 간다〉(한국방송 2텔레비전)와 〈내 곁에 있어〉(문화방송)도 각각 남편과 이혼한 뒤 요리사가 되는 아줌마의 성공기와 자식을 버린 어머니와 버림받은 딸의 용서와 모정이라는 종전 아침드라마보다 건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런 비판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랑하기 좋은 날〉은 애초 기획의도를 잊지 않고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 낼지 두고볼 일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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