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 전망대’(오전 6시10분)를 통해 2년 만에 방송에 복귀하는 방송인 백지연(43)씨. 자료사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SBS 전망대’ 진행
“방송 쉬는 2년간 나를 돌아봐”
“방송 쉬는 2년간 나를 돌아봐”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저의 강점은 정치적 중립성입니다. 저는 정치 참여 능력도 없지만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말 중립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감히 자신합니다."
SBS 라디오(103.5㎒) '백지연의 SBS 전망대'(오전 6시10분)를 통해 2년 만에 방송에 복귀하는 방송인 백지연(43)이 24일 오후 SBS 목동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유의 깔끔하고 자신감 넘치는 말솜씨를 과시했다.
방송인을 양성하는 '백지연 커뮤니케이션스'의 CEO를 맡아 후진 양성과 경영인으로서 2년을 보낸 그는 30일부터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청취자들과 만난다.
"아침 잠이 많아 걱정"이라며 엄살을 떤 그는 "잘 듣고 제대로 묻는 좋은 인터뷰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MBC 표준FM '손석희 시선집중'과 경쟁을 펼치게 됐다. 소감이 어떤가.
▲라디오 제의를 받고 한 달간 고민을 했다. 고민한 이유는 아침잠이 많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오전 4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 20여 년 방송을 하면서 지각을 하거나 펑크낸 적이 없는데 그 기록을 깨지 말아야겠다는 집념으로 요즘 일찍 일어나는 연습 중이다(웃음).
손석희 선배는 MBC 6년 선배다. 능력 있는 방송인이라 생각한다. 난 MBC 수습 아나운서 시절부터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다. 내 나이 스물넷이었다. 당시 줄곧 받았던 질문이 "너무 어리지 않느냐" "역할 모델이 있느냐"는 거였다. 그때마다 난 "역할 모델은 없다. '뉴스데스크'는 내 앞에 주어진 숙제이고 난 그 숙제를 최선을 다해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답했다. 또 "빨리 나이가 먹었으면 좋겠다" "40대의 중후한 앵커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제는 나이도 됐고 그간의 경력이 빛을 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손석희 선배와 비교하는 질문을 하는데 대한민국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고 많은 진행자가 있다. 그들은 하나하나 다 독창적이라는 답을 하고 싶다. 지금 내게 주어진 숙제는 'SBS 전망대'이고 난 그것을 잘해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가 얻은 확실한 교훈은 성실하게 열심히 하면 결실이 있다는 것이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2년간 쉬면서 아주 좋은 시간을 가졌다.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1987년 11월) 바로 방송국에 입사했다. 20여 년 방송국에 갇혀지내다 방송국에서 나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와서 보니 나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인이 별게 아니더라. 그 동안 내가 어항 속의 금붕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인이 아닌 자연인으로 날 바라보며 생각한 모든 것을 프로그램에 녹여내도록 노력하겠다. --쉬면서도 시사 문제에는 관심을 가졌나. ▲성향이 어딜 가겠나(웃음).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정치에 관심이 많다. 그 수준에서 나도 시사프로그램들을 지켜봤다. 한 가지 좋았던 것은 이번에는 숙제로서가 아니라 방관자적 입장에서 편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성으로 이해 안되는 게 많아 안타까웠다. --경쟁 프로그램과의 차별화 전략은 뭔가.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들어봤나. ▲앞서 말했듯 모든 프로그램이 독창적이고 모든 진행자가 독창적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만들어갈 것이다. 6개월이 지나면 우리 프로그램의 색깔이 나타날 것이고 1년이 지나면 자리를 잡을 듯하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아침잠이 많다.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어떤 스타일로 진행할 것인가. ▲나 자신이 공격적인 게 아니라 사안에 따라 철저히 다른 것 같다. 경우에 따라 공격적일 수도 있고 따뜻할 수도 있다. 배용준이나 비를 인터뷰하면서 내가 공격적일 이유는 전혀 없지 않겠나. 다만 정치인들을 인터뷰할 때는 공격적이 되는데 그것은 그들 한명 한명이 다 입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행동과 말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한다. 올해 정말 잘 뽑고 싶지 않은가? 될 만한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정말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아나? 검증해야 한다. 그 검증의 의무는 시사 인터뷰어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정치인들을 인터뷰하게 되면 자꾸 그들의 의중을 물어보게 되고 확인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며칠 전 손석희 씨가 프로그램과 관련해 사과를 했다. 어떻게 보나. ▲내가 굉장히 차갑고 도도해 보이지 않나? 난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날 평가한 글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게 썼을까 싶다. 남의 말은 전혀 않겠다는 것이 내 신조다. 손석희 선배는 아주 훌륭한 선배라고 생각한다. --후배 아나운서들이 연예인과의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조언을 해준다면. ▲능력 있는 방송인이 많이 나오고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고민은 신중히 해야 하고 행동은 결단력 있게 하며 결과는 책임을 져야 한다. 결과에 책임만 진다면 자신의 길을 잘 잡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방송인은 좀 독특한 전문직이다. 시청자들이 멍석을 깔아줘야 하는 존재다. 그런 면에서 비애도 있다. 그러나 프로 의식, 책임감, 성실성 이 세 가지를 잊지 않는다면 그들이 존재할 무대는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 있는 후배들이 잘해 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손석희 선배와 비교하는 질문을 하는데 대한민국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고 많은 진행자가 있다. 그들은 하나하나 다 독창적이라는 답을 하고 싶다. 지금 내게 주어진 숙제는 'SBS 전망대'이고 난 그것을 잘해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가 얻은 확실한 교훈은 성실하게 열심히 하면 결실이 있다는 것이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2년간 쉬면서 아주 좋은 시간을 가졌다.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1987년 11월) 바로 방송국에 입사했다. 20여 년 방송국에 갇혀지내다 방송국에서 나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와서 보니 나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인이 별게 아니더라. 그 동안 내가 어항 속의 금붕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인이 아닌 자연인으로 날 바라보며 생각한 모든 것을 프로그램에 녹여내도록 노력하겠다. --쉬면서도 시사 문제에는 관심을 가졌나. ▲성향이 어딜 가겠나(웃음).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정치에 관심이 많다. 그 수준에서 나도 시사프로그램들을 지켜봤다. 한 가지 좋았던 것은 이번에는 숙제로서가 아니라 방관자적 입장에서 편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성으로 이해 안되는 게 많아 안타까웠다. --경쟁 프로그램과의 차별화 전략은 뭔가.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들어봤나. ▲앞서 말했듯 모든 프로그램이 독창적이고 모든 진행자가 독창적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만들어갈 것이다. 6개월이 지나면 우리 프로그램의 색깔이 나타날 것이고 1년이 지나면 자리를 잡을 듯하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아침잠이 많다.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어떤 스타일로 진행할 것인가. ▲나 자신이 공격적인 게 아니라 사안에 따라 철저히 다른 것 같다. 경우에 따라 공격적일 수도 있고 따뜻할 수도 있다. 배용준이나 비를 인터뷰하면서 내가 공격적일 이유는 전혀 없지 않겠나. 다만 정치인들을 인터뷰할 때는 공격적이 되는데 그것은 그들 한명 한명이 다 입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행동과 말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한다. 올해 정말 잘 뽑고 싶지 않은가? 될 만한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정말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아나? 검증해야 한다. 그 검증의 의무는 시사 인터뷰어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정치인들을 인터뷰하게 되면 자꾸 그들의 의중을 물어보게 되고 확인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며칠 전 손석희 씨가 프로그램과 관련해 사과를 했다. 어떻게 보나. ▲내가 굉장히 차갑고 도도해 보이지 않나? 난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날 평가한 글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게 썼을까 싶다. 남의 말은 전혀 않겠다는 것이 내 신조다. 손석희 선배는 아주 훌륭한 선배라고 생각한다. --후배 아나운서들이 연예인과의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조언을 해준다면. ▲능력 있는 방송인이 많이 나오고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고민은 신중히 해야 하고 행동은 결단력 있게 하며 결과는 책임을 져야 한다. 결과에 책임만 진다면 자신의 길을 잘 잡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방송인은 좀 독특한 전문직이다. 시청자들이 멍석을 깔아줘야 하는 존재다. 그런 면에서 비애도 있다. 그러나 프로 의식, 책임감, 성실성 이 세 가지를 잊지 않는다면 그들이 존재할 무대는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 있는 후배들이 잘해 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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