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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블로그] 하리수의 엄마되기

등록 2007-04-25 17:19

하리수
하리수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가정을 꾸리는 하리수씨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녀가 공개된 자리에서 '아이를 입양해 키우겠다' 공언하고 나서 입양단체와 협의했지만, 막상 반응이 소극적이라서, 이를 두고 논란이 되고있다. 그 논란에는 단편적이지만 나름대로의 논리와 주장에다 염려와 조언까지 담고 있다. 그러나 어느하나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귀추를 당사자인 그녀에게 넘긴다.

엄마가 되어도 된다는 이들의 주장은 법적으로 인정된 여자이기에 문제될 것이 없으며, 경제적 안정으로 아이가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기대와 이를 차별하는사회적인 편견을 지적한다. 염려하는 이들의 주장은 아이가 받을 충격과 이혼이 많은 연예인이라는 신분에서 오는 결혼생활의 불확실성을 말한다. 이외에도 여러 주장들을 포함해서, 어느것 하나 가벼이 넘길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에 대한 숙고를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난관과 편견을 극복해 낸 그녀에게 입양을 통한 육아는 여자의 꿈을 이루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더 큰 도전이며 실험대에 오르는 일이기도 하다. 그녀의 희망대로 아이를 입양해 행복한 가정의 울타리에서 잘 키우는 귀감을 보일 수 있다면 축복을 받을 일이지만, 주변의 염려대로 잘 깨지는 연예인의 가정, 아이가 받을 충격 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실패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사회적 반향은 가늠하기 어렵다. 그 결과에 따라 가능과 불가능의 전례를 남기는 일이다.

여자의 모성본능이라는 것,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순수한 본능이기에 우리는 이것의 순수성을 의심하거나 함부로 때를 묻히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그녀가 참으로 어렵게 찾은 자신의 정체성을 결혼으로 확인하고 육아를 통해 모성을 이루겠다는 의지는 누구나 인정하며 격려를 보낸다. 그러나 하리수씨가 가장 먼저 집어 볼 점은 결혼과 그 생활에 대한 지나친 감상에 몰입해 모든 것을 다 이루려 하고 있지나 않은지 냉정히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여자로서의 열망이 누구보다도 강한 그녀이기에 더욱 그렇다.


특히 하리수씨는 각별한 연예인이기에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된다.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성인이 될때까지 엄마의 비밀을 감출 수가 없다. 아마 주변에서 가장 염려하는 것이 바로 이점이 아닐까 한다. 어른들에게도 아직 편견이 많이 남아 있는 데, 아이들의 세계가 이를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이를 잘 이해시키는 수고를 해 줄 부모들이 얼마나 될까. 엄마나 아이나 편견의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법이라는 것은 그 사회의 의지를 반영한다. 하리수씨는 이미 법적으로 여자로 인정받은지라 여자로서의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이를 우리 사회가 편견을 버리고 인정을 해 주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법이라는 것이 분명한 선을 그었다고 해서 사회구성원의 고정된 생각까지 일시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편견이라 규정하기 이전에 고집일 수도 있다. 그녀가 이를 극복하기에는 대단한 인내와 희생이 따른다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

그러기에 서두르지 말았으면 한다. 일에도 순서가 있고, 밥도 뜸들일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그녀는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다. 결혼을 해 잘 살고 있다는 믿음을 먼저 보여준다면 세간의 염려와 사회적 편견도 유연해 지지 않을까. 그 다음에 입양문제를 숙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현실을 피하자는 말이 아니라 잘못되면 충격이 너무나 크기에 깨어지지 않을 도전을 하자는 말이다.

사회적으로 잘못된 편견을 깨며 새롭고 좋은 선례를 남기는 일은 힘들다. 그러나 자취를 남기는 의미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그녀가 좌절하지 않고 그러한 길을 걸어 왔다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일이다. 잃어버린 여자를 찾은 행복과 결혼의 행복을 얻었으니, 그 행복을 좀더 탄탄히 다진 다음에 엄마의 꿈을 이루는 것이 어떨까하고 조언하고 싶다. 그녀의 의지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존중한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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