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다큐 ‘여름’편 이어 후속 ‘봄’편 .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SBS 다큐 ‘여름’편 이어 후속 ‘봄’편 방영…정부와의 ‘운동장 반환소송’ 담아
일본 홋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 학생들을 1년 5개월 동안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학교〉의 돌풍이 만만찮다. 유료관객 3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지난해 〈비상〉이 세운 다큐멘터리 흥행 기록(3만5천명)마저 넘보고 있다. 이쯤 되면 ‘나도 한번?’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온나라 통틀어 상영중인 극장이 10군데 정도밖에 안돼 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에스비에스가 29일 밤 11시5분에 방영하는 〈에스비에스 스페셜〉 ‘도쿄, 제 2학교의 봄’(연출 박기홍·사진)이 있다. ‘도쿄…’는 60년 역사를 가진 도쿄의 한 조선학교(도쿄조선 제 2초급학교)를 지난 2월부터 두달여 밀착 취재한 프로그램이다. 교장을 포함한 교사는 7명, 전교생은 65명밖에 안 되는 작은 학교 구석구석을 누비며 그들의 웃음과 눈물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냈다.
‘도쿄…’는 사실 후속편이다. 〈에스비에스 스페셜〉은 지난 2005년 9월 ‘나는 가요-도쿄, 제 2학교의 여름’을 내보냈다. 2005년 여름 석달여 기록을 통해 ‘조선학교 존재의 의미’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기홍 피디는 “조선학교 이야기라서 이념 관련 논란도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대다수 시청자들이 따뜻한 눈으로 봐주셔서 후속편 작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후속편에서는 제 2학교가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대여받아 사용해오던 운동장을 반환하라고 도쿄도 정부가 지난 2003년 소송을 내면서 불거진 문제를 주로 다뤘다. 일본 정부가 ‘과거 조선인 강제이주의 역사적 책임’을 이유로 합의문까지 만들어 무상 대여해온 땅을 갑자기 돌려달라는 것을 학교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3년 3개월 동안 이들을 괴롭혀온 재판 기간 동안 큰 힘이 돼준 건 남쪽 조국도 북쪽 조국도 아닌, 일본 시민사회단체 사람들이었다. 남쪽은 무관심했고 북쪽은 힘이 없었다. 제18차 마지막 재판의 최종 판결까지 프로그램은 기록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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