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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날아라 얘들아‘연기자 세상’

등록 2007-05-02 17:39수정 2007-05-02 19:55

서신애. 김향기, 최우혁, 조정은,
서신애. 김향기, 최우혁, 조정은,
주연급 아역 늘면서 지망생 몰려
연기 학원 정규 교육 기간만 2년
시간제한·교육 등 보호규정 절실
문화방송 〈고맙습니다〉에서 에이즈에 걸린 이봄 역의 서신애(10)는 극중 8살 나이답게 천진하다. 아침마다 “박지성 오빠 왔다”는 엄마의 말에 번번이 속아 일어난다. 누가 “공부도 못하는 조그만 게”라고 구박하면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라고 되받아치고, 엄마의 철없는 행동에 “못살아, 못살아” 하고 푸념을 들어놓을 때면 아이 같지 않은 능청스러움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서신애는 요즘 대표적인 아역스타다. 서신애뿐 아니다. 요즘 시청자들은 텔레비전에서 보는 아역배우들의 달라진 역할과 연기력에 깜짝 놀라는 중이다. 예전엔 아역배우들이 가족의 한 구성원이나 성인 연기자들의 어린 시절 재연 역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극을 끌어가는 중심인물이 됐다. 〈문희〉에서 문희의 숨겨진 아들 하늘이 역을 맡은 최수한과 〈행복한 여자〉의 은지 역 박사랑, 〈나쁜여자 착한여자〉의 우람이 역 이상길은 가족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 카드다. 드라마 외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영화 〈마음이〉에 출연해 개와 호흡을 맞췄던 김향기는 〈TV 동물농장〉에서 ‘동물 특파원’으로 활약한다. 〈안녕, 프란체스카〉의 어린 뱀파이어 이인성과 〈대장금〉의 아역 ‘장금이’ 조정은은 어린이 프로그램인 〈맹꽁서당〉에서 또래들의 한자공부 길라잡이를 맡았다. 굳이 시간을 되짚거나 영화를 들추지 않더라도 지금 텔레비전은 아역배우 전성시대다.

아역 배우 탄생하기까지=아역스타들의 활약은 아역배우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캐스팅 전문업체 엠티엠의 이주덕 본부장은 “아역배우 양성기관이 늘어 수요가 분산될 만큼 아역배우에 대한 관심은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아역배우들은 보통 2년 정도의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다. ‘우람이’ 이상길도 1년 반 정도 연기공부를 했다. 아이들은 카메라 적응 훈련을 포함한 기본교육과 보조 출연 형식의 현장 실습을 거쳐 오디션에 내보내진다. ‘뜨면’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대우를 받으나 한달 30만원 안팎의 수강료와 촬영 때 소요되는 시간, 비용 등을 따지면 아역배우들의 부모가 질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 ‘스타 발굴’을 미끼로 유혹하는 불량 교육기관들도 많아 조심해야 한다.

연예인이 돼도 걱정은 끝나지 않는다. 장기간의 촬영은 학교 수업에도 영향을 준다. 섬에서 촬영중인 서신애도 학교 가는 날보다 빠지는 날이 더 많다. 주로 엄마와 함께 학습지로 따로 공부하며 진도를 따라가는 편이다.

이인성, 심재영.
이인성, 심재영.
일본과 미국 상황 어떨까=일본이나 미국도 아역배우가 되려면 배우 양성기관에서 연기를 배우고, 오디션 기회를 얻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일본에서는 아이를 연예인으로 키우고 관리하는 적극적인 어머니를 ‘스테이지 마마’라고 부른다. 스테이지 마마를 위한 학원이 있을 만큼 일본 역시 아역배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영화배우조합이 만든 아역배우 보호 규정을 따르고 있다. 18살 밑으로는 모두 아역배우로 간주하고 연령대별로 연기 허용 시간을 제한한다. 5살 이하는 6시간, 6~11살은 8시간, 12~17살은 9시간으로 제한한다. 교육에 필요한 연령의 아역배우에겐 교육시간과 비용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까다로운 규정을 두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다코타 패닝 같은 아역배우가 흥행배우로 장수하기도 한다.

한국의 ‘다코타 패닝’ 나오려면=〈고맙습니다〉의 한 제작진은 “잘나가는 아역배우가 아니라 배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아이를 찾기 위해 오디션을 거쳐 신애를 뽑았다”며 서신애의 성인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을 칭찬했다. 이주덕 본부장도 “광고와는 달리 방송과 영화에서는 귀엽고 예쁘기만 한 아이보다 연기력을 갖춘 아이들을 더 선호한다”는 말로 극에서 아이들의 비중이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아역배우들은 커가면서 이미지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져 ‘반짝 스타’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 드라마 〈고스트 팡팡〉(에스비에스)의 송정익 피디는 “아역배우들도 어른들처럼 똑같이 경쟁하고 연기자로서 욕심을 부린다”며 “아역배우들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이들을 보호하고 양성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문화방송·에스비에스·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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