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엔 티브이영화 ‘키드갱’
오시엔 티브이영화 ‘키드갱’ 촬영현장
제작비 40억…18일부터 방영 “응애~응애~” 2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키드갱〉(사진) 실내세트장. 철수 역을 맡은 예준이(생후 7개월)가 울음을 터뜨리자 스태프들이 어르고 달랜다. “울음도, 웃음도 3초면 멈추는” 예준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울음을 그친다. 그제야 “큐” 사인이 떨어진다. 철수는 젖병을 물고, 칼날(이기우), 홍구(이종수), 한표(백성현)는 게걸스럽게 밥을 먹는데 설사병에 걸린 거봉(손창민)은 힘없이 벽에 기댄다. 조직원들이 두목의 아픔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네 뱃속만 채우는 의리 없는 모습을 보이는 4회분 장면이다. 오시엔의 16부작 티브이 영화 〈키드갱〉(극본 박계옥, 연출 조찬주)은 한때 잘나가던 조직폭력배 ‘피의 화요일파’가 공소시효 6개월을 앞두고 얼떨결에 젖먹이 아기를 맡으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인기리에 출간되고 있는 신영우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데다 제작비 40억을 들인 자체제작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찬주 감독은 “육아와 가장 거리가 먼 조폭들이 아기를 키우면서 진정한 가족이 돼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겠다”고 했다. 감동적인 메시지를 바탕으로 원작의 엉뚱하고 독특한 반전을 살리고 화려한 액션신 등 볼거리도 보탰다. 여기에 원작에 없는 거봉의 동창 영숙이(김정난) 캐릭터를 만들어 거봉과의 멜로를 엮었다. 어느덧 촬영을 시작한 지 두달 정도 돼가자 배우들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철수와 조폭들처럼 한 가족이 되고 있다. 그중 오디션을 통해 뽑힌 최연소 배우 예준이가 일주일에 평균 3일 정도 찍고 새벽에 촬영을 하느라 찡얼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남자 주인공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예준이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촬영이 다시 시작되고, 감독의 “큐” 사인에 따라 조폭들의 좌충우돌 육아일기가 또 한차례 펼쳐진다. 〈키드갱〉은 18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두편씩 전파를 탄다. 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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