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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하정우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어요”

등록 2007-05-07 11:03

MBC '히트' 통해 '훈남' 부상

군대의 부조리를 그린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이후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 그야말로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져 있었다. 중앙대 동문끼리 서로가 가진 열정을 보여주자는 생각에 만들었던 영화가 평단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연배우 하정우(29)는 일약 스크린의 기대주가 됐다.

이후 SBS '프라하의 연인'에 전도연의 경호원 겸 운전사로 출연하며 시선을 끈 그는 김기덕 감독의 '시간'으로 체코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고 영화 '구미호가족'으로 메이저 상업영화에도 진출했다. 급기야는 한미합작영화 '두 번째 사랑'에서 할리우드 스타 베라 파미가와 호흡을 맞춰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 사이 김기덕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숨'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지난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용서받지 못한 자'의 반응이 그렇게 좋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네요."

그런 하정우가 현재는 MBC TV 월화드라마 '히트'를 통해 이른바 '훈남'으로 부상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앞서 거론한 이력은 영화계에서만 화려했지 대중적이지는 못했다. 그런데 그가 '히트'를 통해 '훈훈하게 만드는 남자'라는 뜻의 '훈남' 대열에 합류했다. 그를 햇살이 따가운 날 경기도 파주 '히트' 세트장에서 만났다.

◇"'무인시대'에도 출연했어요"

'히트'의 하정우가 인기를 끌면서 소수의 관심사였던 '용서받지 못한 자'나 '시간' 같은 그의 전작들이 케이블ㆍ위성 채널을 통해 인기리에 편성되고 있다.

"요즘 가장 기분 좋은 것이 바로 그거예요. 사람들이 제 전작들을 찾아서 본다는 얘기를 듣고 대단히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의 전작들은 알려진 것보다 많다. 영화 '마들렌' '슈퍼스타 감사용', '잠복근무'에도 얼굴을 내밀었고, KBS 1TV 대하사극 '무인시대'에도 출연했다.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것은 아닌 것.

"1996년 고3 때 연기를 하겠다고 본격적으로 결심한 후 벌써 11년째입니다.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주목받았지만 나름대로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습니다. 조급한 마음은 없었어요.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겪어야 할 과정이라 생각했고 또 적응해야 할 시간이라 여겼습니다."

'프라하의 연인'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후 그에게는 드라마 섭외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김기덕 감독과 손을 잡는 것으로 예상 외의 선택을 했다.

"사실 '프라하의 연인'에서 전 별로 한 게 없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얻은 반응을 등에 업고 차기작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시간'을 선택했죠. 그 이후에도 매순간 배우로서 제게 필요한 게 뭘까를 생각하고 차기작을 결정해왔습니다."

◇"'훈남'이요? 캐릭터가 훈남이죠"

'히트'의 김재윤 검사는 터프한 강력계 여형사 차수경(고현정 분)을 이성으로 느끼면서 그에게 잊혀졌던 여성성을 되살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귀여우면서도 믿음직한 연인의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제가 아니라 캐릭터가 훈남이죠. 인물이 매력적으로 그려지니까 저도 덩달아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아요. 고현정 선배님을 상대로 연기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일곱 살의 나이 차가 전혀 부담이 안될 정도로 현정이 누나는 상대 연기자를 편하게 배려해주세요. 역시 좋은 배우는 상대 배우를 끌고가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후배 배우로서 고현정을 바라보는 마음에 대해 "극중 김재윤이 차수경을 좋아하는 마음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극중에서도 두 사람은 연인 사이지만 조십스럽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그는 줄곧 '연상녀'들과 작업을 해왔다. 전도연, 성현아를 비롯해 베라 파미가까지.

"누님들이 모두 잘해주세요. 파미가의 경우는 인종마저 다른 데도 금세 친밀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그만큼 파미가가 좋은 연기자라는 거죠."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어요"

하정우는 "'히트'를 찍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각오는 하고 촬영에 들어갔지만 상상 이상으로 힘드네요. 사실 그간 링거도 여러 차례 맞았어요. 버티는 것은 웬만하면 다 버티지만 얼마나 프레시(fresh)하게 버티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경험을 하는 것도 재미있네요."

예술영화의 주인공으로 해외영화제에 진출하고, 인기의 척도인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주연까지 맡게된 그의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나름대로 큰 아우트라인은 세웠는데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하는 겁니다. 또 배우뿐 아니라 제작, 연출, 투자까지 전반적으로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어요. 배우로서는 역할 선택에 거리낌없이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는 "그건 다 먼 훗날의 일"이라며 "지금은 연기 자체도 산 넘어 산이라고 느끼고 있다. '히트'를 찍으면서도 많은 한계와 부딪히고 있다. 겪어야 하고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블록버스터 영화 '실미도'의 단역을 맡을 것이냐, 아니면 연극 '오델로'에 출연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등 그 동안 전쟁을 치르듯 선택의 기로에 서왔습니다. 주변에서는 저를 '러키 가이'로 보기도 하지만 사실 저는 준비기간이 길었던 거죠. 감히 말하자면 노력할 줄 알고 준비할 줄 아는 게 제 강점 같아요. 갈 길이 멉니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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