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향〉
KBS·EBS·큐채널 등 특집다큐 방영…사찰음식 참선 차 침 다뤄
올해 부처님 오신 날 특집프로그램에서는 일상에서 발견하는 불교문화의 가치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들이 여럿 눈에 띈다.
한국방송에서 방송하는 〈천년의 향〉(사진)은 곡우 무렵 경남 화동 쌍계사에서 일년 차농사를 준비하는 광경을 담았다. 쌍계사뿐 아니다. 차가 절만의 것은 아니었더래도 천년 동안 절은 차를 각별히 여기고 참선의 수단으로 삼아 왔다. “선과 차는 하나”라는 선다일여의 전통이나 “백마디 만마디 말보다 차 한잔이나 하고 가게”라는 선가의 당부는 차를 마시면서 일상의 도를 느끼려 했던 절의 정신을 보여준다. 김병민 피디는 “차의 약리작용보다는 선다수행의 원리를 담는 데 충실했다”며 “편집에서도 소리를 절제하고 영상과 법어 위주로 차를 마시는 듯 느껴지는 프로그램을 의도했다”고 한다.
교육방송의 〈0.2㎜의 비밀, 침〉은 침문화의 효능과 가치를 조명한다. 불교문화권의 공통 의술이었던 침술이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도 널리 쓰이는 사례들을 취재했다. 침으로 우울증을 고친 프랑스 여성, 부상을 입으면 침으로 치료하는 러시아 발레단원 등이 침의 효과를 입증하는 이들이다. 또 암, 루게릭, 파킨슨병 같은 난치병에 도전하는 침술의 개발 현황도 소개한다.
큐채널의 〈사찰음식으로 부처를 만나다〉는 사찰음식 전문가로 알려진 홍승 스님을 따라 1년 동안 전국의 전통 사찰과 산사의 사찰음식을 심층 취재했다. 1부에서는 온기를 전달하는 가을과 겨울의 사찰음식을, 2부에서는 봄·여름 풍성한 남도의 사찰음식을 다뤘다. 평소 녹차 예찬론자였던 홍승 스님은 프로그램에서도 녹차를 주제로 한 사찰음식들을 소개한다. 또 속가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녹차자장면이나 야채피자를 만드는 법을 일러준다. 홍승 스님은 “꼭 필요할 때는 스님들도 육식을 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의견을 전한다. 지역전문채널 엠비시넷에서는 참선 대중화의 길을 트는 〈참선 1, 2〉를 방송한다. 토굴 참선, 하안거, 화두 수행 등 절방 깊숙한 수행의 길을 대중적으로 설파했다는 평을 받았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